[공매도 생태계]“기업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 불건전한 공매도 세력이 더 문제”

입력 2013-04-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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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공매도를 추구하는 일부 투자자들을 시장에서 몰아낸다고 해서 기업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최근 불거진 공매도 찬반 논란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그는 공매도가 정보의 균형성과 시장의 유동성 차원에서 순기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투자자들은 상승 호재에 대한 정보에만 몰입한다. 하지만 ‘하락’ 포지션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은 악재에 민감하다. 결국 호재와 악재, 정보의 양방향성은 기업 투명성 제고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공매도를 당하는 해당 기업이 펀더멘털만 탄탄하다면 공매도 흐름에 민감해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 박사는 지난 2011년 지나친 공매도 규제는 시장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그는 “사실 공매도 자체는 기업에 대한 시장의 냉정한 평가”라며 “공매도는 투자와 기업평가를 하는 일부 세력일 뿐 이들의 공격으로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업이 공매도가 우려된다면, 오히려 떳떳하게 경영 성과를 증명하고 주가로 판단하면 된다는 진단이다.

김 박사는 “과거 엔론 사태도 결국 공매도의 역할로 분식회계라는 초유의 스캔들이 터진 것”이라며 “일찌감치 공매도 세력들이 불투명한 기업의 회계시스템을 파악하고 공매도를 지속적으로 일으켜 분식회계를 증명했다”고 말했다. 엔론 사태는 공매도의 필요성을 세계적으로 각인시킨 대표적 사례다.

이 밖에 지난 2011년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규제한 이후 기대효과가 사실 미미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당초 미국과 유럽이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데 반해 한국은 무차입 공매도도 안 될 뿐더러, 원래 선진국 대비 공매도 규모도 작었던 것.

김 박사는 “본질적으로 주식대출과 은행대출도 보유하지 않은 돈을 빌려 미리 무엇을 산 다음 되갚는 ‘공매수’ 개념이지만 워낙 일상적이라 아무런 규제나 논의가 되고 있지 않다”며 “공매도에 대해서만 색안경을 끼고 시장을 흔든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스권이나 하락장세에는 미확인 루머로 공매도를 부추기는 악성 세력들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그는 “하락장에는 투자심리가 불안해져 투자자들이 기업의 본질가치를 망각한 채 불건전한 공매도 세력에 휩쓸리기 쉽다”며 “그러나 사실상 이것도 공매도 자체의 문제가 아닌, 공매도 세력들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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