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스타를 말하다]권상우 “연기파도 비주얼파도 아니고…어디쯤 왔을까…수년째 고민중”

입력 2013-04-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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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쯤 와 있는 연기자일까? 수년째 이 고민을 하고 있다. 답이 없다. 예전에 ‘천국의 계단’ 때처럼 갑작스러운 인기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한물간 것 같지도 않다. 황정민, 김윤석처럼 연기파 배우도 아니고 조인성, 강동원처럼 비주얼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영화만 하는 연기자도 아니고, 드라마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정체성 고민에 빠졌다. 좀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위기감이다. 정체성 고민 49%, 위기감 51%. 누구에 의한 위기감이냐고 묻는다면, 후배 연기자들에 의한 것이냐면 그것 또한 아니다. 사실 나를 비롯해 30대 중반 세대 배우들은 행운이다. 어린 배우들이 별로 없다. 그래서 더 오랫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의 주인공으로 활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위기감은 단순히 비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게 무엇인지 몰라도….

시간은 정말 빨리 흘러갔다. 데뷔 때만 해도 10년만 일하고 그만둘 것이라는 말을 자주했다. 지금 돌아보면 건방졌다. 하지만 당시에는 실제 그런 마음이었다. 지금은 오히려 나를 좀 어떻게 끌어 줄 수 있는 연출자를 만나서 지금의 이 답답한 현실을 돌파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나는 상복이 없는 배우다. 상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 좋은 상도 받고 싶고 오랫동안 주인공으로, 스타로 살아가고 싶다. 그게 솔직한 내 심정이다. 지금은 스타이고 주인공이지만 언젠가는 생활 연기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먹고살기 위해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머무르니 서글퍼졌다. 나이를 먹어도 멋있는 연기자로, 주인공으로 남고 싶다.

바람과 달리 연예계는 소모되는 곳이다. 그래서 새로운 작품과 대표작에 대한 갈증이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배우 권상우로 살아가면서 힘든 일은 다 겪은 것 같다. 이제 더 힘들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오롯이 연기를 갈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매 순간, 억울하고 힘들 때마다 나는 정면 돌파해 왔다. 그만큼 나 자신에게 떳떳했고, 대중에게 당당했다. 열심히 한 탓이다. 그렇기 때문에 씩씩하고 당당하게 버틸 수 있었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버텨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의 시간이 더 중요할 테지만…. 어쩌면 권상우로 산다는 것은 버텨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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