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개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의 주식 및 파생상품(매매목적) 등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 관련 이익은 3047억원으로 2011년(1조1721억원)과 비교해 무려 74.0%(8600억원) 급감했다.
우리은행의 투자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은 2011년 497억원의 이익을 낸 반면 지난해 134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2배 이상 이익이 축소됐다. 국민은행은 손실은 면했지만 절반 가까이(4617억원) 이익이 줄었다.
신한은행만이 1113억원에서 1526억원으로 금융상품 투자이익이 소폭 증가했다.
경기침체 등 시장리스크로 주식 관련 이익이 평균 2배 이상 감소했고 통화, 이자율, 외환 등 파생상품 트레이딩에서도 은행별 차이는 있지만 이익 감소가 뚜렷했다.
시중은행의 한 트레이딩부 담당자는 “파생상품 단기매매의 경우 재무제표상의 손익 만을 놓고 투자손실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다만 파생상품 트레이딩(거래)시 시장유동성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고, 신뢰할 수 있는 리스크 측정방법을 수반해야 하는 것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당기순익 감소와 순이자마진(NIM) 하락세 등 은행들의 수익구조가 갈수록 취약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생상품 등에서의 손실은 금융위기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파생상품 트레이딩시 위기상황에서도 자기자본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지, 트레이딩계정 경계 설정에서 거래의도를 은행 편의적으로 해석하지는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규모 집계 및 감독을 하고 있지 않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침체 등 시장 변수로 손실이 나는 것을 제재할 수는 없다”며 “주식이나 파생상품 등 위험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경우 추가적으로 더 많은 자본을 쌓게 하는 등 간접적인 규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