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을 부숴라]“나 빼고…” 보이지 않는 ‘금녀의 벽’

입력 2013-04-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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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직원들과 정보공유 시간 부족… 조직 내에서 완전히 동화되기 힘들어

“남성 직원 비율이 높은 회사에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동기들보다 빠르게 승진한 편이지만, 여전히 넘을 수 없는 건 ‘금녀(禁女) 시간’이죠.”

대형 IT업체에 다닌 지 13년차에 접어든 김영화(41·여) 팀장. 여성 직원들의 회사 내 어려운 점을 묻자 주저없이 정보공유를 꼽았다. 상당수 여성들이 남성 직원들과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없는 흡연실, 길어지는 술자리가 대표적이다.

김 팀장은 어느 날 아침 회의에서 부장과 남자 과장 사이에 자신이 모르는 업무 지시가 오가는 것을 보고 후배인 남자 과장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전날 술자리에서 자료조사 지시를 받았다는 것. 김 팀장은 “후배 과장은 부장이 곧 나에게도 얘기할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나는 속으로 ‘또 그러는구나’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 팀장은 해외 바이어 대응 등 다방면에서 높은 업무 성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결국 ‘남자들만의 시간’에 끼지 못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말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그 정도는 심해진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 팀장은 “아이가 아프거나, 엄마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시기에도 결국 업무를 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많이 겪어왔지만 여성 직원들이 남성 위주의 회사 조직에 완전히 동화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여성 직장인을 위한 다양한 제도가 나오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쳇바퀴 돌아가는 얘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김 팀장은 “여성 직장인들이 조직 내에서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회사 문화가 변화되길 바라기보다 여성 스스로 모든 일에 적극적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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