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화해시킨 ‘중재의 힘’

입력 2013-02-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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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 성장동력실장, 특허분쟁 갈등 보름만에 해결

▲김재홍 지경부 성장동력실장

“기분이 좋죠. 양측을 처음 만날 때부터 잘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대기업들 간의 분쟁을 중재한 드문 사례여서 의미도 있었습니다.”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특허분쟁을 화해로 마무리시킨 지식경제부 김재홍 성장동력실장의 소감이다. 정부가 대기업들 간의 분쟁을 중재시킨 사례도 드물었기에 김 실장의 중재는 더욱 빛이 발했다는 평이다.

삼성과 LG는 지난해부터 OLED 기술유출, 특허침해를 이유로 쌍방 간 가처분신청, 특허침해소송, 손해배상소송 등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다. 서로 치고 받는 싸움이 이어지면서 감정의 골도 깊어졌다.

국내를 대표하는 두 대기업이 국내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자 산업계 주무무처인 지경부의 고심도 커졌다. 이에 홍석우 장관은 김 실장을 불러 삼성과 LG의 분쟁 해결에 지경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의견을 물었고, 김 실장은 바로 중재 준비에 나섰다.

김 실장은 “(양측의 분쟁이) 보기가 안 좋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은 최근 중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고, 삼성은 전 세계에서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인데 국내에서 이런 문제로 역량을 소비할 필요가 있는지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양측의 갈등으로 인한 대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김 실장이 직접 중재에 나선 이유가 됐다.

김 실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되는 상황인데 국내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싸우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과연 좋은 인식을 줄 수 있을까 우려했다”고 소회했다.

김 실장은 양측의 중재를 위해 올 초부터 삼성과 LG 측의 사장을 직접 찾아가 합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당초 처음엔 지경부 장관과 양측 부회장급이 나와 의견을 모으기로 했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사장급끼리 만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양측 모두 (분쟁을) 더 이상 끌고 가면 곤란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며 “하지만 서로 먼저 그만하겠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우리(지경부)가 명분을 줄 테니 갈등을 다 털어버리고 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고 밝혔다.

결국 삼성과 LG는 내부적으로 합의 사항에 대한 입장을 정리, 지난 4일 김 실장의 중재 자리에 양사 사장들이 나와 화해의 물꼬를 텄다. 이후 삼성 측에서 OLED 기술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취소하며 본격적인 화해 무드를 탔고, 지난 20일 LG 측에서도 특허침해소송을 취하함으로써 갈등은 봉합됐다.

김 실장은 양측의 화해와 관련해 “기분이 매우 좋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이번 화해의 일등공신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엔 손사래를 치며 “나 혼자 한 일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대기업들 간의 분쟁을 중재한 드문 사례이기에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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