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스마트폰 역풍을 맞고 흔들리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시장선도’를 강도높게 외쳤다.
지난달 2일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도 그는 “이제 일등 기업이 아니면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것이 냉엄한 현실”이라며 “결국 시장선도 제품으로 승부해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마찬가지로 시장선도를 꾸준히 강조했다. 회장과 부회장의 이같은 시장선도 노력은 성과로 이어졌다.
세계 최초로 차세대 OLED TV를 출시했고, 초고화질의 UHD TV도 가장 먼저 내놨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세계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리치커뮤니케이션서비스(RCS)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이처럼 ‘시장 선도’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지만, 아직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수익성 확보와 점유율 확대라는 또 다른 과제를 얻었다. 제품을 시장에 많이 내다 팔고, 수익을 내야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 사업이 주축인 LG전자 MC사업본부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86억원. 2010년(-6500억원), 2011년(-2800억원) 적자에 빠져있다가 3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 ‘옵티머스뷰2’ 등의 판매량 증가가 덕분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인 2008년(1조5400억원), 2009년(1조3300억원)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진하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수익성을 제고시키려면 대당 마케팅 비용과 연구개발(R&D)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고가의 히트모델 확보가 필요한데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점유율 확대도 넘어야 할 산이다. LG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아직 5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넘기에는 격차가 크다.
시장 선도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TV의 경우도 수익성에서는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2분기 5.7%에서 3분기에 0.8%로 급락한 데 이어 4분기에는 0.3%로 더 떨어졌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글로벌 점유율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고민이다. 전세계 TV 시장에서 7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매출기준 점유율 25.2%를 기록했다. LG전자는 14%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삼성과의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몇년 째 이어지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TV사업부장을 교체하고, TV 사업에 대한 경영진단에 나서는 것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