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후들거려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기억이 안난다."
7일 오후 3시30분께 자살사이트 운영자라고 신원을 밝힌 한 남성이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롯데백화점 전주점 안에 폭발물을 가진 자살사이트 회원들을 배치, 폭발물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하자 뒤늦게 대피방송을 들은 고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 백화점에는 영화 관람객까지 합쳐 모두 3천∼4천명이 있었다. 백화점측은 협박범이 '백화점 안에 있는 고객들을 대피시키면 폭발물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함에 따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것을 우려, 오후 5시까지 대피 안내방송을 하지 못했다.
경찰과 협의한 백화점측은 1시간 30분가량이 지난 오후 5시께 '백화점 안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으니 대피하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또 자체 매뉴얼에 따라 암호를 사용해 직원들에게 긴급 상황을 전파했다. 7층 롯데시네마 영화관도 상영을 전면 중단하고 고객들을 대피시켰다. 경찰도 구급차와 소방차 등을 동원,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갑작스런 대피 방송에 한가롭던 백화점안은 일순간 술렁이기 시작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온 고객들로 1층 4개의 출입구는 한때 인산인해를 이뤘다.
영문도 모른 채 밖으로 몸을 피한 고객들은 그제야 폭발물 협박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일부 중년 여성들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털썩 주저앉기도 했다.
김모(61·주부·전주시 송천동)씨는 "처음에는 건물이 붕괴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빠져나오는 2분이 20년쯤처럼 길었다"면서 "다리가 후들거려 진짜 죽는 줄 알았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백화점측은 고객들이 모두 빠져나가자 출입구를 봉쇄했다가 오후 6시께 출입을 재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