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아시아 7개국 중 한국에서만 순매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월 한 달간 아시아 7개 주요국 주식시장 가운데 한국에서만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아시아 증시에서 모두 47억2200만달러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국가별로는 인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40억6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6억7000만달러), 인도네시아(5억9000만달러), 대만(5억5000만달러), 태국(5억달러), 베트남(1억1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12월30일부터 올해 1월26일까지 외국인이 6470억엔어치를 순매수했고, 관련 통계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중국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규모의 외국계 자금 유입이 있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서만 17조5000억달러어치 자금을 회수했다. 외국인이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주식의 규모는 1조8884억원에 달한다. 특히 21일 이후 9거래일간 순매도한 금액은 1조7464억원으로 전체 순매도액의 92.5%를 차지했다. 코스피는 1월 한 달간 1.76% 하락해, 1월20일 전후를 기점으로 이어진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반등한 대만 주식시장과 대비됐다.

전문가들은 엔저 현상 등으로 IT·자동차 등 국내 수출산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또 세계적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뱅가드가 벤치마크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한국 시장의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뱅가드는 올해 6월말 또는 7월초까지 9조원이 넘는 자금을 한국 시장에서 회수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김윤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아시아권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있고, 한국 증시의 경우 저평가 요인이 계속 제시되고 있는 만큼 상반기 중에는 크지 않더라도 올해 전체적으로 보면 외국계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