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불산누출 사건… “고의적 은폐 없었다”

입력 2013-01-2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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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누출사건 아냐… 통상 유지보수 중 일어난 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에 대해 회사 측이 늦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통상적인 유지보수 작업이었던 만큼 절차에 맞게 대응한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7일 오후 1시30분께 화성사업장 11라인 외부 화학물질 중앙공급시설 밸브에 불산이 액체상태로 유출되고 있는 것을 발견, 관리운영사인 STI서비스에 신고했고 STI서비스는 밤 11시부터 수리를 시작해 28일 새벽 4시40분께 수리를 완료했다. 이 과정에서 작업자 5명이 불산에 노출됐고 1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박모씨는 오늘 오전 7시30분경 목과 가슴에 통증을 호소해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 함께 작업했던 4명의 직원은 병원에서 치료 뒤 퇴원했다.

이승백 삼성전자 상무는 이날 오후 7시30분 화성사업장에서 현장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고로 유출된 불화수소희석액은 2~3리터로 극히 소량”이라며 “유출 시 폐수처리장으로 자동 이송되는 구조이므로 외부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관할 관청인 경기도청에 사고 발생을 접수한 시간이 불산이 첫 유출된지 25시간이 지난 28일 오후 2시40분인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늦장 대응 또는 사건을 은폐하려던 것이 아니냐는 것. 유해 물질이 누출될 경우, 사고발생 즉시 관할관청이나 경찰서, 소방서 등에 신고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통상적인 유지보수 작업이었으나 화학물질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해 신고의 의무가 발생됐고, 사망 이후 한 시간 뒤인 오후 2시40분경 인허가 관청인 경기도청에 신고를 마친 만큼 고의로 은폐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외부로의 누출 사고가 아닌 통상적인 유지보수의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며 “예기치 않은 인사사고가 발생하게 되어 관할관청 등에 적합한 절차에 따라 곧 바로 알렸다”고 해명했다.

또 사업장 근무자들에게 유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현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만큼 사업장의 직원들에게 알릴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11라인)에는 5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별도의 대피명령은 없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과 화성동부경찰서는 5명의 사상자를 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누출사고에 대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삼성전자 관계자와 불산 밸브 교체작업을 한 협력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사고 원인, 사고이후 조치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불산 용액이 누출된 배관의 밸브 주변에서 0.1~0.5ppm의 유해물질이 감지돼 현장 가까이로 접근하는데 실패했으나, 대기 중 불산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고 지점의 제독이 완료돼 환경당국에서 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린 뒤 이르면 29일 유관기관과 함께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업체들의 과실 유무에 따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안전상 조치소홀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 관련 법 적용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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