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로' 성우 이선, "내가 뽀로로다"

입력 2013-01-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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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 3D… 목소리 연기한 성우 이선

▲성우 이선.
“애니메이션 더빙은 외국에서 수입된 작품을 주로 했죠. 그런데 ‘뽀로로’가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수출되면서 그 나라 성우들이 제 목소리를 따라한다고 생각하니 짜릿하더라고요. 뽀로로는 저에게 성우로서 쾌감을 맛보게 해준 뜻 깊은 친구에요.”

어린이들의‘뽀통령(뽀로로+대통령)’ 탄생 10주년을 맞아 극장판이 개봉된다. 영화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 3D’의 1월 24일 개봉에 앞서 뽀로로의 목소리 주인공 성우 이선을 만났다.“이힛, 얍!”“어어어 이차!” “아~~으~~” “야~! 가자~”인터뷰 도중 들려주는 뽀로로 목소리는 옆에서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1992년 KBS 공채 출신으로 성우의 길을 걷게 된 이선은 올해로 22년 경력의 베테랑 성우다. 그의 목소리는 그동안 안젤리나 졸리, 카메론 디아즈, 올리비아 핫세, 모니카 벨로치 등 외화 속 여배우에서부터 애니메이션 아기 동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캐릭터에 목소리를 입혀왔다. 이런 화려한 경력 속에서도 ‘뽀로로’는 이선에게 성우로서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뽀로로’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2003년 애니메이션을 많이 하던 시절이라 많은 작품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다. 색감과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시간이 갈수록 느낌이 오더라. 캐릭터의 색감과 외모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무궁무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성우들끼리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로 괜찮다 생각했다.

△뽀로로 목소리 콘셉트는 어떻게 잡았나.

“뽀로로 더빙을 하고 있을 당시, 어느 날 길을 걷는데 엄마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봤다. 걸을때마다 ‘뽁뽁’소리 나는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 아이의 걷는 모습이 펭귄의 걸음걸이와 흡사해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뽀로로가 걸을 때 ‘흐잉 흐잉 흐잉’이라는 소리를 넣었다. 녹음을 하고 나니 동료 성우들도 재미있어했다.”

△뽀로로 극장판은 어떤 작업이었나?

“개인적으로 너무너무 힘든 작업이었다. 소리를 너무 많이 질러야 했다. 극장판은 엄청난 모험이 펼쳐지는 대작이다. 성대를 좁혀서 어린이의 목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무리가 많이 간다. 짧은 방송을 하기도 쉽지 않은데 80여 분간 소리를 지르다 보니 목이 너무 아팠다. 하지만 뽀로로 입장에서는 좁은 숲 속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신세계를 경험하니 얼마나 좋았을까. 그리고 위험천만한 슈퍼 썰매 경기를 하며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성우 이선은 다양한 의태어 사용으로 뽀로로의 움직임에 생명을 불어 넣었다.
△TV와 극장판 더빙 작업은 어떻게 달랐나.

“스케치를 보면서 사전 녹음을 먼저 하고 입 모양을 최대한 정확하게 그리기 위해서 목소리를 딴 것을 가지고 추가 그림을 그렸다. 빠져 있는 호흡에 대한 대사 보충까지 4일 정도 걸렸다. 뽀로로가 슈퍼썰매 경기를 할 때에는 방송과 달리 움직임이 많았다. 높은 곳에서 땅으로 착지할 때 ‘어~~~아!’했다면 착지할 때 고개가 살짝만 움직여도 ‘어~~~으~아’라고 바뀐다. 이런 식의 의태어를 사용한 작업으로 뽀로로의 많은 움직임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해야 했다. 성우들이 하는 작업은 마지막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120개국에 수출됐다. 외국에서 뽀로로 목소리는 어떻게 더빙 되고 있는지 알고 있나.

“외국 성우들이 내가 연기한 뽀로로의 느낌을 살려 더빙한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들었을 때 자부심이 생겼다. 난 어렸을 적 일본과 미국 애니메이션 더빙판을 보고 자랐다. 내가 성우가 되어 제작국 성우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느낌을 살려 더빙을 했었는데 역으로 내 목소리를 따라한다고 생각했을 때 영광이었다. K-Pop과 한류 등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 듯 국산 애니메이션도 세계로 쭉쭉 뻗어나갔으면 좋겠다.”

△10년 동안 뽀로로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

“친한 친구 아이가 소아 병동에 입원을 했는데 풀이 죽어 있으니까 통화 좀 해달라고 부탁을 받았다. 아이와 통화를 하는데 함께 병실에 있던 아이들이 전화기 주위로 몰렸다고 하더라. 뽀로로 목소리 톤이 가늘고 높아 전화기 밖에서도 들렸던 것 같다. 아이들과 돌아가며 통화를 해야 했다. 아픈 아이들이 뽀로로를 통해 힘을 찾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

△뽀로로는 어떤 의미인가.

“30대를 함께 보낸 친구다. 아이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재능기부도 활발히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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