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상, 그 불편한 진실]K팝 위상 드높은데… 한국엔 왜 그래미가 없을까?

입력 2012-12-07 09:59 수정 2012-12-07 10:0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전문적이고 공정 심사 가능한 권위 있는 가요시상식 나와야"

▲2004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그룹 동방신기가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012년은 가요계의 역사를 새로 쓴 해로 기록될 것이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 속에서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통해 빌보드 차트, 유튜브 등의 기록을 거침없이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세계 속에 K팝의 위상이 나날이 높아가고 있지만 연말 시상식 러시에서 가요 시상식이 빠져 있어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지속적인 공정성 논란과 수상 여부에 따른 가수들의 불참 등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방송사와 연예기획사의 수상자 선정 힘겨루기가 지속됐고, 때때로 수면위로 불거지기도 했다. 결국 2007년 이후 지상파 3사 가요 시상식은 모두 폐지됐다. 당시 ‘가왕’ 조용필은 “가요 시상식 파행은 기획사의 욕심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지상파 3사는 연말 가요시상식을 대신해 가수들의 축제의 장을 열겠다고 공언했다. KBS ‘가요대축제’, MBC ‘가요대제전’, SBS ‘가요제전’으로 형태를 바꿔 가수들의 연말 무대를 꾸몄다. 그러나 이마저도 동일한 가수의 동일한 곡으로 반복되는 의례적인 행사로 전락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타성에 젖은 가요 축제들이 타개책으로 내 놓은 구성이라고 해봐야 아이돌 가수들의 장기자랑에 지나지 않는 콜라보 무대다. 이미 세대와 장르를 한정해 놓은 가요 축제는 스스로 딜레마 속에서 헤매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 가요시상식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됐다. 그나마 ‘골든디스크 어워즈’와 ‘서울가요대상’이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지만 신뢰성을 잃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도 아이돌 가수들이 해외 시장에서 발군의 성적을 올렸다. 또한 올해는 싸이로 인해 기폭된 전세계의 K팝에 대한 관심은 그 규모면에서 이전과 비교가 불가능해졌다. 세계로 넓혀진 K팝 팬에게 좌표가 되어 줄 권위 있는 시상식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는 추세다.

배국남 대중문화평론가는 “권위 있는 가요시상식의 신설은 필수불가결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어떤 이해관계도 얽혀 있지 않으며, 고도의 전문 지식을 갖춘 심사위원 구성이 선행된다면 우리도 미국의 ‘그래미어워드’와 같이 권위 있는 시상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K팝을 즐겨 듣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기준을 마련해준다는 관점에서도 신뢰와 권위가 바탕이 된 시상식은 필요하다. 지상파 3사가 힘을 합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자본력과 영향력을 갖춘 시상식을 신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덧붙여 “시상식이란 공정성과 객관성을 기본으로 한 신뢰가 형성되어야 권위를 가질 수 있다”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단적인 예로 미국의 그래미어워드는 음악인, 음반사업자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와 프로듀서, 스튜디오기술자 등 전문가 집단의 객관적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된다. 팝과 클래식, 우수레코드, 앨범, 가곡, 가수, 편곡, 녹음, 재킷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의미 있는 부문에 대한 시상이 총 망라된다. 의미 없이 세분화시켜 수상자만 늘리는 우리의 시상식과 상당히 대조된다. 인기 뿐 아니라 음악적 역량과 예술성, 연주, 녹음, 역사성까지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는 53년 역사의 위대함을 대변한다. 우리에게도 이제 전문적이고 공정한 그러면서도 권위있는 가요 시상식이 절실하다. 이는 국내 가요 팬들의 바람이요, 세계 속에서 K팝의 위상과 인기를 이어갈 필요조건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인기 있는 K팝스타’는 여자가 너무 쉬웠다…BBC가 알린 ‘버닝썬’ 실체 [해시태그]
  • 서울시민이 뽑은 랜드마크 1위는 '한강'…외국인은 '여기' [데이터클립]
  • 윤민수, 결혼 18년 만에 이혼 발표…"윤후 부모로 최선 다할 것"
  • 육군 32사단서 신병교육 중 수류탄 사고로 훈련병 1명 사망…조교는 중상
  • "웃기려고 만든 거 아니죠?"…업계 강타한 '점보 제품'의 비밀 [이슈크래커]
  • '최강야구' 고려대 직관전, 3회까지 3병살 경기에…김성근 "재미없다"
  • 비용절감 몸부림치는데…또다시 불거진 수수료 인하 불씨 [카드·캐피털 수난시대上]
  • 문동주, 23일 만에 1군 콜업…위기의 한화 구해낼까 [프로야구 21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5.2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460,000
    • +3.22%
    • 이더리움
    • 5,233,000
    • +21.5%
    • 비트코인 캐시
    • 716,500
    • +6.15%
    • 리플
    • 751
    • +5.03%
    • 솔라나
    • 245,200
    • -1.01%
    • 에이다
    • 688
    • +6.01%
    • 이오스
    • 1,204
    • +8.96%
    • 트론
    • 169
    • +0%
    • 스텔라루멘
    • 156
    • +4.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600
    • +5.98%
    • 체인링크
    • 23,120
    • +1.54%
    • 샌드박스
    • 642
    • +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