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혜은 문화부 기자 "K팝 열풍은 허상이 아니었다"

입력 2012-12-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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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2012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가 열리는 홍콩 컨벤션&익스히비션 센터 프레스룸은 밤을 잊은 취재 열기로 가득했다. 외국 취재진 300여명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360여명이 넘는 국내외 취재진은 자정이 다 돼가는 시각까지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몇 사진 기자들은 조금이라도 좋은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발판을 딛고 올라서다가 여기저기서 원성을 듣기도 했다.

끝없는 기다림을 뚫고 드디어 주인공이 도착했다. 순식간에 셀 수 없는 플래시가 터졌다.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전 세계를 평정한 ‘국제 가수’ 싸이의 등장이었다. 질문이 앞다퉈 쏟아졌다. 중화권에서 활동할 생각은 없는지, 남미를 방문할 예정은 없는지, 신곡은 어떨지, 세계적인 톱스타를 향한 관심 그 자체였다. 경쟁에 밀려 질문할 기회를 놓친 기자들의 얼굴에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주목받는 대상은 싸이 뿐만이 아니었다. 그룹 빅뱅, 슈퍼주니어 등은 현지 취재진에게도 스타였다. 여기자들은 이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탄성을 내뱉었다. 국내에서 비교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아이돌 그룹도 구름떼같은 현지 팬들을 몰고 다녔다. 일명 ‘대포 카메라’라고 불리는 고가의 카메라를 소지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홍콩 첵랍콧 공항에서 만난 20대 홍콩 여성은 어떤 스타의 출국을 기다리는지 묻자 “전부”라고 답했다. 그 말처럼 등장하는 한국 스타 한 명 한 명이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K팝 열풍이 혹시 우리가 만든 과장된 허상이 아닐까 했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해외팬들은 ‘강남스타일’ 후렴구를 자연스럽게 따라 불렀고 길거리에는 중화권 음악, 팝송과 함께 K팝이 흘렀다. 한 때 주춤했던 한류가 K팝으로 다시 불붙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수 있었다. 음악과 함께 다양한 한국 문화도 그들의 일상에 조금씩 섞여들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K팝의 위상과 함께 한국의 위상은 달라지고 있다. 당장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영향력이 분명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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