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함부르크는 최근 5번의 맞대결에서 2무 3패로 부진했지만 적어도 홈에서는 지난 2006년 11월 이후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을 정도로 나름대로 바이에른에게 안방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때문에 최근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는 상승세 중이었던 함부르크는 내심 승리를 기대했던 터였다.
함부르크는 리그 1위이자 득점 1위 바이에른의 막강 공격력을 의식한 듯 다분히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 공격수 아르트욤스 루드네프스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토마스 링콘을 선발로 내세웠다. 고정된 최전방 공격수를 기용하는 대신 손흥민과 라파엘 판 더 파르트 그리고 막시밀리안 바이스터가 번갈아 최전방에 나서는 변칙적인 공격 전술을 사용했다.
바이에른은 전반 초반 함부르크의 변칙적인 공격진 구성에 고전했다. 판 더 파르트와 링콘에게 슛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출발이었다. 하지만 이후 프랑크 리베리와 마리오 만주키치 등이 공격을 주도했고 전반 40분에는 토니 크로스의 오른쪽 라인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다이빙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을 한 골 뒤진 채 마친 함부르크는 후반 시작과 함께 링콘 대신 루드네프스를 기용하며 기존의 전술로 복귀했다. 하지만 후반 시작 3분만에 리베리의 도움을 받은 토마스 뮐러에게 또 한 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가 되고 말았다. 두 번째 골을 허용한 함부르크는 곧바로 5분 뒤 크로스에게 또 한 골을 허용해 사실상 이길 수 없는 경기가 됐다. 리베리는 5분 간격으로 두 번째 골과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0 : 3으로 크게 뒤진 함부르크는 이렇다 할만한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특히 바이에른은 세 골을 넣은 이후 하비 마르티네스, 아나톨리 티모쉬추크, 하피냐 등을 차례로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해 함부르크로서는 만회골을 기록하기 더욱 힘들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은 전후반 90분 내내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바이에른의 탄탄한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으로 인해 팀 공격 자체가 힘을 얻지 못하면서 골 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이번 대결은 양팀의 공격을 주도하는 손흥민과 리베리간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경기 중 공수에서 리베리와 자주 매치업을 형성하며 간간히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 손흥민이었지만 도움 2개를 기록한 리베리에게 기록상으로는 판정패를 당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 크게 밀렸고 경기 초반부터 기존과는 달리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선수들이 혼란을 일으켰던 만큼 어느 한 선수에게 패인을 물을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다.
한편 함부르크는 11월 11일 프라이부르크와 원정으로 11라운드를 치를 예정이다. 10라운드 바이에른전에서 승점 쌓기에 실패함으로써 승점 13점에 머물게 됐고 현재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승점차는 3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