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서울 강남·종로 오피스 시장 현주소는?

입력 2012-11-0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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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은 기관투자자… 중소형은 실수요자 몰려

▲강남은 다른 지역보다 중소형 상권이 잘 발달돼 있어 중소형건물이 비교적 많다. 대표적으로 신사동 가로수길을 꼽을 수 있다. 이곳은 오피스 건물 시세가 높지만 투자자보다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사진=양지웅 기자)
‘빌딩 숲’을 연상시키는 건물들이 들어찬 서울의 강남과 종로. 이곳은 국내 산업과 금융의 중심지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회사들이 위치해 있다. 이로 인해 중소형부터 대형 오피스(사무실) 건물들도 분포해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 중구, 종로구는 우리나라 대표적 오피스 촌이기 때문에 이곳의 매매와 임대 거래 상황이 곧 국내 오피스 시장 현황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와 글로벌 악재가 겹친 올해는 지역보다는 규모에 따라 시장이 나뉘고 있다.

우선 대형 건물은 기관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주로 펀드를 조성해 대형 건물에 투자한다. 중소형은 강남권 투자자들이나 실수요자가 노리고 있다. 최근 중소형 건물 거래에서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기관투자자, 대형 오피스빌딩 ‘펀드’로 투자 = 최근 기관투자자들이 부동산펀드를 통해 우량 오피스 건물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기관투자자로 교직원공제회와 국민연금공단, 삼성생명 등을 꼽을 수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베스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3’ 에 1390억원을 투자해 종로구 중학동 ‘The-K 트윈 타워’를 매입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아쎈다스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에 약 700억원을 투자해 신문로 씨티은행센터빌딩을 사들였다.

을지로 동양증권사옥을 매입한 ‘하나다올랜드칩사모부동산투자신탁43’ 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 경찰공제회 등 재무적 투자자가 53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생명도 지난 9월 말 서울 중구 순화동에 있는 에이스타워 매각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삼성생명은 이 건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에 설정된 부동산펀드는 모두 31개이며 설정액은 1조4399억원이다.

펀드 설정액 규모는 전 분기(31개, 7888억원)보다 82.5% 증가했다. 또한 이 중 오피스에 투자하는 펀드는 모두 11개에 설정액 9606억원으로 전 분기(8개, 2335억원)에 비해 4배 이상 늘었다.

펀드 외에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을 통한 투자도 있지만 지난 3분기에는 부진했다. 리츠 영업인가를 받은 곳은 2 곳이었지만 아무도 오피스에 투자하지 않았다. 이로써 당분간 기관투자자는 펀드를 통한 오피스 매매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펀드를 활용한 매매의 규모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익을 내고 투자를 마무리 지으려면 배당수익률·임차인확보 등 투자자의 요구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현재 시장에 이를 만족시킬 만한 물건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피스 컨설팅 전문업체 더바른부동산의 민경조 팀장은 “대형 오피스 건물은 각종 기관들이 펀드를 통해 매매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규모 면에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형 거래, 강남권 투자자에 실수요자 가세 = 개인 투자자들은 소형 오피스에 많이 몰린다. 주택시장 침체와 유로존 재정위기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나타나면서 시세차익보다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투자가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은 강남이다. 강남권 투자자들은 대형 오피스 건물의 공급이 넘쳐나는 광화문과 여의도 등을 피해 강남의 중소형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강남은 다른 지역보다 중소형 상권이 잘 발달돼 있어 중소형 건물이 비교적 많다. 청담동과 압구정동, 신사동에 각각 위치한 명품거리나 가로수길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이곳의 시세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뜸해졌다. 이곳에선 중소형 건물의 리모델링 탓에 기존 건물주들이 값을 높게 책정하고 있어서다.

반면 실수요자들은 오히려 몰리고 있다. 이곳의 물건들은 중소규모의 사업을 하는 데 있어 교통 면에서 접근성이나 주변 환경 요인이 유리하게 작용되기 때문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에는 조만간 신분당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신사역에 신분당선까지 들어서면 더블역세권이 된다. 신분당선은 분당과 강남을 거쳐 용산까지 이어진다.

이밖에 선릉역이나 압구정역, 강남구청 사거리 등도 교통요충지로서 인근에 중소 오피스가 즐비하다. 이 때문에 사업상 건물을 거래하려는 사람은 계속 늘고 있다. 투자자의 움직임이 줄고 수요자가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현 부동산 시장 추세와 다르지 않다.

민경조 팀장은 “개인적으로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은 소형 오피스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투자에 섣불리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 지역 물건의 호가가 높다 보니 해당 오피스를 사들여도 투자대비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중소형 투자 추세 변함없을 듯 = 서울의 대·중소형 오피스 투자 상황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거래 침체가 아파트와 주택 등 주거건물 뿐 아니라 사무용 건물 거래에도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형은 각 기관을 통한 펀드투자가 주를 이룰 것이며 중소형은 기존 투자자들보다 수요자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 팀장은 “대형 오피스시장은 생명보험사 등 각종 기관의 펀드 투자가 이어지고 중소형은 실수요자는 증가하는 반면 투자자는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에 강남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오피스 거래 집중 현상이 인근 신도시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판교테크노밸리가 주로 거론된다. 강남 못지않게 중소형 오피스 거래 기대가 많은 곳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한 첨단기업도시를 목표로 조성됐고 삼성테크원과 SK케미칼,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 450여개 기업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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