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우희덕 숭실대 홍보팀 계장 "멘토의 과잉, 생각의 빈곤"

입력 2012-11-0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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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들이 넘쳐난다. ‘88만원 세대’, ‘반값 등록금’, ‘취업 대란’ 등의 키워드를 탄생시킨 시대의 불안을 반영하듯 종교계, 학계, 정계, 문화계에 많은 이들이 자천타천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류의 멘토서(書)가 유행처럼 번지고, 지상파에서는 강연 형식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대학가에서는 토크콘서트 방식의 멘토 담론이 유력 대선 후보의 등장으로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멘토의 과잉은 아이러니하게도 생각의 빈곤을 낳는다. 골치 아픈 생각은 하기 싫은 현실은 이해한다고 해도 자신이 해야만 하는 사유의 과정을, 멘토들의 경험을 근거로 한 정답식 조언 속에서 빠르게 얻어내려 하는 것은 문제다. 막연히 부여된 가능성으로 반전의 미래가 열릴 것이라는 ‘자기합리화식 위안’은 덤이다. 무(無)덤이다. 멘토서(書)가 인기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독서 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고전이나 학술도서는 외면받는 ‘불편한 진실’이 과잉 속에 담긴 빈곤의 모습이다.

이와 같은 모습은 SNS 매체에서도 나타난다. 트위터나 블로그 등의 개인 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음에도 생각의 다양성은 확보되지 않고 있다. 유명 멘토들의 생각을 그대로 옮기고, 이에 대한 짧은 ‘감상’에 머문다. 멘토를 ‘생각의 상위계급’으로 놓는 종속적 프레임이다. 멘토를 위시한 편가르기식 의견 개진과 감정적 소모전도 아쉬운 대목이다. 주장은 강해졌지만 근거는 빈약하고, 스펙은 화려하지만 본질은 초라해 보인다.

‘멘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멘토는 무엇을 대신 해주는 사람이 아닌, 할 수 있도록 돕는 조언자다. 그런 의미에서 개별 수용자의 상황을 모두 고려할 수 없는 멘토에 대한 맹종은 위험하다. 또한 멘토의 지혜가 아닌 가시적 성공만을 동경하는 것은 ‘생각의 공회전’을 일으킨다. 멘토의 직접 경험을 간접경험, 혹은 그 이상의 의미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생각의 힘이다. 모든 사유의 자유가 자신에게 있듯, 멘토를 ‘멘토’로 만드는 것도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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