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적정선은]외환건전성 개선돼 영향 미미…한국·일본 관계엔 난기류

입력 2012-10-1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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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통화스와프 종료…약인가 독인가

이달 말 700억 달러 규모 한일통화스와프중 570억 달러가 종료된다. 독도 문제에 따른 국민정서가 작용한 면도 있지만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사상 최대치의 외환보유액 등 한층 견실해진 우리나라 시장 상황에 대한 정부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중단이 당장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외환시장 역시 한일통화스와프 종료를 발표한 날 잠잠했다. 오히려 달러에 대한 원화값이 전일보다 1.3원 오른 1110.7원에 거래됐다.

통화스와프(currency swaps)란 서로 다른 통화를 사전에 정한 환율에 따라 교환하는 외환거래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13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로 확대했다. 양국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한국은행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 맡겨 놓은 원화를 위기 발생시 엔화 또는 달러로 꺼내 쓸 수 있다. 외환보유액이 모두 소진했을 경우를 대비한‘비상금’인 셈이다.

업계 전문가는“외환건전성이 이전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에 유럽에 위기가 터져도 현재의 외환보유액만으로 위기 대응이 충분하다”며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중단이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연구원도 “(독도 문제에 따른 국민정서를 감안한)정치적 판단이 개입했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 추가 확대 중단 결정은 시기면에서 적절하다”며 “만약 금융시장에 위기가 발생한다고 해도 통화스와프 중단에 따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일통화스와프 종료 결정은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일통화스와프가 종료되는 내달 부터 우리나라가 확보하고 있는 전체 통화스와프 규모는 1074억 달러로 기존(1452억 달러)보다 35% 가량 축소된다. 한중 통화스와프 560억 달러,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기금 중 인출 가능액 384억 달러, 한일간 통화스와프는 130억 달러만 남게 된다.

은행의 외환 담당자는 “총 통화스와프의 35% 정도를 차지하는 (이달 말 종료되는) 570억 달러는 갑작스런 위기 발생시 유용하게 동원할 수 있는 결코 적지 않은 액수”라며 “잠재적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그 만큼 작아졌다”고 지적했다.

통화스와프는 사용 여부를 떠나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대비한 일종의‘보험’성격인 만큼 향후 외부 충격에 대한 국내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이다.

한일통화스와프의 경우 130억 달러 중 30억 달러는 내년 7월 말, 100억 달러는 2015년 2월 말 만기도래 한다. 한중 통화스와프도 2014년 10월 말 만기가 예정돼 있다.

외환보유액에 꼬리표 처럼 붙는 보유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통화스와프 중단을 아쉬워하는 요인이다. 외환보유액 유지 비용은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조성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통해 외환보유액 확대를 가정할 경우 발생한다.

지난 2005년 67조699억원에서 지난해 136조6937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한 외국환평형기금 발행액의 누적손실액은 2005년 18조8524억원에서 지난해 22조1882억원으로 급증했다.

은행 외환담당 연구원은 “‘무조건 쌓고보자’는 인식이 강한 외환보유액은 그 동안 보유비용을 이유로 속도와 규모 조절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통화스와프는 관리비용이 별도로 발생하지 않아 비용 대비 편익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측면이 아닌 한일 양국 간 협력관계의 모멘텀이 사라졌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통화스와프는 한국과 일본 양국이 글로벌 위기를 공동으로 헤쳐나가겠다는 일종의‘협력’ 의미가 있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은 동아시아를 이끌어가는 주요 국가들로 그간 협력에 초점을 맞춰 정치적 행보를 해 왔다”며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종료는 양국 협력관계 모멘텀이 증발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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