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현장에 답이 있다] 국내 수출 메카 ‘울산’을 가다

입력 2012-10-04 12:44 수정 2012-10-0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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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총수출 19% 차지…지역총생산·개인소득 전국1위

▲태화강은 울산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며 시가지를 관류하는 울산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태화강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조선·자동차산업이, 남쪽으로는 정유·석유화학산업이 발달해 있다.(사진제공=울산광역시)
‘대한민국 경제대국 견인차, 한국의 산업수도(産業首都), 국내 최고의 부자도시’.

울산광역시에 2012년은 의미 있는 해다. 올해로 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맞았고, 지역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0억달러(2011년말 기준)를 넘어섰다. 이는 작년 한해 우리나라의 총 수출액 5552억달러의 19%에 해당된다.

1962년 2월 3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울산을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단으로 지정했다. 현재 효성 울산공장 동쪽 언덕에 위치한 ‘공업탑’에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쓴 ‘4000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 숙원의 부귀를 마련하기 위하여’라는 치사문이 부착돼 있다. 울산을 통해 한국을 경제대국으로 만들겠다는 박 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반세기 만에 이룬 태화강의 기적= 1960년대 울산은 ‘미나리꽝’(미나리를 심는 물이 많이 괴는 논)이라고 불리는 논·밭이 전부였다. 울산시가지를 관류하는 태화강 줄기를 따라 넓게 자리 잡은 ‘미나리꽝’은 어업과 함께 지역민들의 중요한 생계수단이었다.

50년이 지난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국가기간산업이 밀집해 있는 ‘대한민국 제1의 산업도시’로 성장했다.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SK에너지, 에쓰오일(S-Oil), 한화케미칼, 삼성정밀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세계적인 국내 기업들이 이곳에 몰려있다.

1960년대 8만5000명에 불과하던 인구는 현재 114만명으로 13배나 증가했다. 1인당 지역총생산(GRDP), 지역총소득, 개인소득은 전국 1위(2010년 기준)다.

통계청에 따르면 울산의 1인당 GRDP는 5400만원으로 서울(2737만원)보다 2배가량 높다. 1인당 지역총소득은 역시 서울(3640만원)보다 많은 3870만원이다. 삶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1인당 개인소득은 1627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1351만원을 상회한다. 국내 최고의 부자도시인 셈이다.

울산 생산직 근로자들의 연봉 수준은 6000만~7000만원이 넘는다. 웬만한 화이트칼라(white collar)보다 대우가 좋다.

◇산업화 거장들의 꿈과 열정이 서린 곳= 울산의 50년 발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1971년 9월 5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들고 영국으로 건너갔다. 현대울산조선소 건설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영국에서 A&P애플도어의 롱바톰 회장을 만난 정 회장은 지폐에 새겨진 거북선을 보여주곤 “우리는 당신들보다 300년 빨리 이런 철갑선을 만들었다”며 담판을 지었다. 세계 1위의 조선소인 현대중공업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당시 정 회장이 사용했던 500원짜리 지폐는 현재 울산 현대중공업 문화관 1층에 고스란히 보관돼 있다.

▲울산공업센터 50년 역사와 함께한 세계1위의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 냈다. 한국경제인협회(現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던 고인은 창업 1세대였던 동료 기업인들과 합심해 울산공업특구 지정을 강력하게 건의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국을 경제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이들의 ‘기업가 정신’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창업 1세대들의 ‘기업가 정신’은 지금의 울산을 지탱하는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공업화 초기 26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지난해 101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2010년 1위였던 경기도를 제치고 ‘제1의 수출산업도시’로 자리매김 했다. 인구 114만명에 불과한 도시에서 결코 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을 울산이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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