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김준수 신영증권 브랜드전략팀 대리 "정글엔 비가 오지 않는다"

입력 2012-10-0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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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복지제도 중 안식년 휴가제라는 것이 있다. 근속기간 5년마다 정기 휴가와는 별도의 휴가가 주어지는 제도인데, 올해 7월 첫 안식년 휴가로 일주일간 태국 치앙마이에 여행을 다녀왔다.

원래 주식시장이라는 것이 예측 가능한 영역이 아니라는 말을 하지만, 유난히 예측하기 어려운 올해 주식시장에서 언론홍보업무를 담당하며 여러 관점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고 말하다보니 내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재충전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언젠가 태국 치앙마이가 혼자 다녀오기 좋은 여행지 중 하나란 얘길 듣고 선택하게 된 여행이었다.

치앙마이에서는 관광상품으로 ‘정글 트레킹’이 유명해 도착하자마자 현지 여행사를 통해 트레킹을 떠나게 됐다. 어렵사리 오른 고산마을 정상에서 구름을 발 아래두고 내려다 본 풍광, 몇 채 되지 않는 마을에 소박한 삶을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힐링 체험’이라 표현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특히 재미있었던 점은 사실 고생스럽기도 했지만 정글 숲을 헤집고 산을 오르는 트레킹이었다.

7월은 우기가 한창인 시기라 4시간 남짓한 산행 과정에 수차례 스콜성 강우를 경험해야 했다. 그런데 하늘에선 분명 꽤 큰 빗소리가 들리는데 신기하게도 난 비를 거의 맞지 않았다. 천둥·번개가 치고 잠시 후에 비가 내리는 그런 차이가 아니라 실제 비가 내리는데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눈치가 빠른 사람은 이유를 짐작했겠지만, 그것은 정글 때문이었다. 겹겹이 우거진 나무와 열대림 특유의 정글림이 우산이 돼 준 것이다. 물론 숲을 벗어나 평지를 걷는 구간에선 여지없이 쏟아지는 비를 맞아야 했지만 정글 숲은 비가 오는 내내 꽤 든든한 우산이 돼 줬다.

여러 가지 이유로 최근 주식시장을 두고 투자판단을 하기 쉽지 않은 시기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저금리와 저성장 국면에 언제 오를지 모르는 물가는 투자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금융시장에서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정글은 무엇일까.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해 위험을 줄이는 것이 그것일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잠시 쉬어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내가 근무하는 신영증권은 플랜업스타라는 2535세대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서비스를 선보는데, 고객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한가지다. ‘투자에 대한 장기플랜을 세우세요. 그리고 실천하세요.’ 분명한 계획과 목표, 그리고 흔들림 없는 실천. 이것이 어쩌면 뿌리 깊은 진짜 정글은 아닐까?

정글엔 비가 오지 않는다. 묵묵히 걷다 보면 어느덧 정상에 서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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