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고용 전통 깬 샤프, 1만명 더 자르기까지…

입력 2012-09-26 09:46 수정 2012-09-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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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25일 채권단에 1만1000명 감원 등 포함한 자구안 제출

위기의 일본 전자업체 샤프가 1만명 규모의 감원 등을 포함한 자구안을 25일(현지시간) 채권단에 제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샤프는 전세계 사업장에서 1만1000명 감원과 해외 공장 등의 자산 매각 등을 포함한 새로운 경영 정상화 방안을 주거래 은행에 제출했다.

경영 정상화 방안에는 임금 삭감 외에 멕시코 중국 말레이시아에 있는 공장 매각이 포함돼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미국 태양광 발전업체 리커런트에너지 매각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지난 2010년 리커런트를 3억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샤프의 이번 결정은 대만 혼하이정밀공업이 출자 방침을 번복할 경우에 대비해 또다른 자금줄인 주거래은행으로부터 신뢰를 얻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풀이된다.

샤프는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3600억엔 분의 기업어음(CP) 대부분이 9월말 상환 기일을 맞는다. CP의 만기 전에 재무 기반을 강화해야 하는 처지다.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을 비롯한 주거래 은행들은 샤프가 CP를 상환할 수 있도록 다음 달말까지 총 3600억엔의 융자를 실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점에서 샤프의 총 부채는 1조2500억엔에 달한다.

샤프가 주거래 은행에 이토록 의존하는 것은 자본 제휴를 맺기로 한 대만 혼하이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팍스콘 브랜드로 전자기기를 수탁 제조하고 있는 혼하이는 지난 3월 샤프 주식 9.9%를 주당 550엔에 취득해 샤프에 총 669억엔을 출자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샤프의 상황이 한층 악화해 8월 중순경 주가가 38년래 최저치인 164엔까지 하락하면서 혼하이가 태도를 달리하면서 상황은 다급해졌다. 테리 궈 혼하이 회장이 8월말 일본을 방문했지만 제휴 협상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혼하이와의 제휴 협상이 결렬될 조짐을 보이자 샤프의 주거래은행들은 자금 지원을 전제로 오는 2014년 3월까지 흑자 전환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샤프를 압박했다.

이같은 고강도 압박은 금융기관들 역시 일본 전자업계의 몰락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의 사토 야스히로 사장은 지난 달 정례 기자회견에서 “샤프 제품의 품질을 감안하면 지원 대상에 적합하다”며 적극 지원 의사를 나타냈다. 일본 전국은행가협회 회장인 그는 “일본에는 독자적인 기술을 가진 훌륭한 기업이 있는데 금융기관으로서 이러한 기업을 전력을 다해 도울 필요가 있다”면서 “그 일환으로 샤프를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반도체 및 가전 업체들은 엔고와 세계적인 경쟁 심화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 지난 2월 DRAM(기억용 반도체) 부문 세계 3위인 엘피다메모리가 파산했다.

실적이 부진한 반도체 대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역시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에 넘어갈 처지이지만 일본 정부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팔을 걷어 붙이고 구제에 나서고 있다.

샤프와 동병상련인 파나소닉 NEC 소니 같은 대형 가전업체도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샤프는 지난해 사상 최악인 3760억엔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2500억엔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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