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체의 전직 MD(merchandiser·상품기획자)가 납품업체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홈쇼핑 MD의 리베이트 수수 관행이 검찰 수사로 확인된 것은 사실상 처음으로, 홈쇼핑 관련 업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24일 N홈쇼핑 전직 MD 전모(32)씨를 입점 업체에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N홈쇼핑 건강기능식품 담당 MD로 일하면서 입사하던 해인 2008년부터 최근까지 식품판매업체 4곳과 사은품 공급업체 등 7개 업체로부터 입점 및 방송시간대 배정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 차례에 걸쳐 4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홈쇼핑 MD는 방송할 상품을 업체와 협의해 선정하고 출시, 판매, 재고처리는 물론 방송시간대 결정권까지 갖고 있다. 전씨는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뒤 지난 7월 N홈쇼핑에서 퇴사했다. 검찰은 전씨의 금품수수가 개인 비리인지 홈쇼핑 업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리베이트 범죄인지 파악한 후 수사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전씨의 주거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전씨 아버지 계좌에서 수상한 금전거래 흔적을 확인, 최근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으로 근무한 전씨 아버지의 사무실과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돈이 아버지 전씨가 업무와 관련해 별도로 받은 뇌물인지, 아들이 아버지의 계좌를 빌려 리베이트를 받은 것인지 확인 중이다. 식약청 팀장이었던 아버지 전씨는 검찰 수사 착수 후 직위해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