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30] 건선의 원인 여덟 번째, 면역력 저하

입력 2012-09-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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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동약한의원 원장 양지은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건선은 면역계의 과민반응으로 인한 만성적인 염증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자가면역성 질환의 일종으로 보고 접근하기도 합니다.

면역 반응이란 외부로부터 세균이나 바이러스, 이물질과 같이 위험한 물질들, 즉 항원(抗原)이 침입했을 때 우리 몸속의 면역계가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생명의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기전입니다.

이처럼 면역 반응의 과정에서 항원을 먹어치우고 무력화시키기 위해 림프구나 백혈구, 혈장 등이 모여들 때 해당 부위에는 부종이 생기며, 염증 반응도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부위가 가렵고 붉어지면서 열이 나고 농포(膿疱)나 진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건선 환자의 경우 면역계가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외부적인 감염 등 특별한 원인 없는데도 이러한 염증 반응이 만성적으로 계속되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지나치게 예민해진 면역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바로 여기에서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관점이 크게 갈라지게 됩니다.

서양의학계에서는 우선 스테로이드로 이러한 염증 반응을 차단함으로써 건선을 치료하려 합니다. 스테로이드는 소염작용이 있을 뿐 아니라 장기간 사용할 경우 림프구를 감소시켜 면역력을 저하시키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스테로이드의 소염작용과 부가적인 면역억제 작용으로 건선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면역을 억제함으로써 건선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면역억제제는 사이폴-엔(Cipol-N)이며, 이 밖에 프로토픽, 엘브렐(또는 엠브렐, 엔브렐) 그리고 최근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텔라라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러나 면역력은 인체의 생명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이를 어떻게 강화할 것이냐의 문제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신종 플루에서 겪었던 바와 같이 갈수록 강력한 변종으로 출현하는 신종 바이러스, 기존의 어떤 항생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 전파 경로와 기전을 알 수 없는 새로운 질환들, 난치성 현대병의 출현 등과 같은 심각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근본 대책이 면역력의 강화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건선 치료를 위해 면역력을 저하시킨다는 것은 심각한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면역억제제는 스테로이드 등과 같은 일반적인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의 건선에만 한시적으로 사용하도록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환자의 경우 건선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거나, 그 정도가 심하지 않은데도 면역억제제를 처방 받은 사례들이 있을 뿐 아니라, 환자 자신은 어떤 약을 사용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또한 서양의학의 면역억제제를 이용한 건선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보다 강력하게 억제해야하는데 그럴수록 면역력 저하로 인한 문제는 커집니다. 평생 면역력을 억제시킬 수는 없으니, 면역억제제를 언제까지 쓸 수 있느냐 하는 것도 큰 문제 입니다. 게다가 면역억제제를 끊고 면역력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인데, 다행히 면역력이 회복된다 해도 그 때는 건선이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면역력을 희생시켜가며 힘들게 치료를 했던 의미가 없어지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건선을 면역계의 과민반응으로 인한 만성적인 피부의 염증 상태로 규정할 때, 이처럼 면역을 억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서양의학적 접근과 달리 한의학은 정 반대의 길을 택하게 됩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건선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면역계의 과민반응은 오히려 면역력 강화를 통해 극복될 수 있습니다. 평소의 건강한 상태였다면 무던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인데도 몸이 많이 힘들고 약해져 있을 때는 유난히 화가 나거나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이치로 건선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면역계의 과민 반응은 면역계가 충분히 강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이상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면역계를 강화시키는 것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면역력이 약할 경우 수일에 걸쳐 감기나 몸살을 앓게 되지만, 면역력이 강할 때는 하루만 푹 자고 나도 감기가 다 낫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실제로 면역력을 올리는 한의학적 치료로 건선이 호전되는 환자도 많습니다. 이전에 상처가 생기면 잘 아물지 않거나, 조금만 피로해도 열이 오르거나 두드러기가 생기는 등 과민한 반응이 자주 있었던 환자, 그리고 체력이 약하고 일상에서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거나 평소에 감기를 자주 앓는 등의 증상이 있던 환자일수록, 이들에게 나타나는 건선의 주요 원인은 면역력 저하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면역력을 올리는 치료와 함께 일상에서 과로와 스트레스를 가급적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여 면역력의 회복을 도울 경우 건선의 회복과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도움말 : 강남동약한의원 원장 양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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