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이석중 에디터 겸 정치경제부장 "안철수, 머리부터 깎아라"

입력 2012-09-07 10:43 수정 2012-09-0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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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이 새누리당이 연말 대선에 출마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공보단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 원장의) 뇌물과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며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불법사찰이라며 현 정부와 박 후보 측의 합작품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정준길 공보위원은 “친구사이의 대화를 두고 협박이다, 불출마 종용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너무한 것이고 과장된 얘기”라고 반박했다.

앞으로 사실 여부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은 본격화할 것이고,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도 불가피할 듯 하다. 수사 결과에 따라 연말 대선 판도도 소용돌이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불법사찰의 결과라면 안 원장의 여자 관계와 뇌물수수가 사실이어야 성립된다. 정 공보위원의 말 처럼 시중의 떠도는 말을 건넸다면 불법사찰이나, 협박일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문제와는 별개로 안철수 원장 측의 대응방식도 잘못됐다.

지금까지 안 원장은 세상의 질문과 궁금증을 철저히 외면했다. 이 날도 그는 장막 뒤에 있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안 원장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할 경우에만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는 신비주의적 행태에다 철저하게 계산된 마케팅을 펼쳐왔다.

그러면서 참모들을 통해 여러 명망가들을 만나면서 의견을 듣고 있다는 말을 흘린 것은 세간의 간을 보고 있으며, 유리할 경우 출마할 수도 있다는 뜻일 게다.

대통령 선거 출마 라는 큰 결심을 하려면 왜 고민이 되지 않겠느냐는 점은 십분 이해된다. 그러나 대변인을 통해 명쾌하지 않은 논법으로 사실을 얼버무리는 지금같은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

“대통령이 목적이 아니다”거나 “여러 경우의 수를 모두 생각하고 있다”는 모호한 말로 상황을 회피하는 것은 비겁하기 까지 하다. 과대망상증에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일국의 대통령을 꿈꾼다면 발가벗은 모습으로 검증에 응해야 하고, 정정당당하게 답변해야 한다. 자칫 지금까지 쌓아 온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각오해야 한다. 대통령직은 그만큼 엄중하다.

불법사찰이라고 주장한다면, 제기된 의혹들의 사실관계를 먼저 인정해야 한다.

재벌 2세들의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 참여 과정에서부터 룸쌀롱 출입 문제도 명쾌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이들 문제는 사소한 일이지만, 안 원장이 책이나 발언을 통해 밝힌 사실과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에 불거졌다.

반면 서울 사당동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이른바 ‘딱지’를 부모가 사 줬고, 안 원장 부부가 여기에서 4년간 살았다는 점과 이 아파트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서 한때 동작구청에 압류됐다는 점은 차원이 다르다. 거짓말 보다 좀 더 엄중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도 ‘딱지 매입’과 관련해서는 부모가 주위로부터 소개받아 이뤄진 것으로, 25년이 지난 현재 그것이 불법이었는지, 아니면 적법한 거래였는 지는 기억이 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얼버무렸다.

여기에 6년 동안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3억8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고, 유학 생활을 하면서도 사외 이사를 유지하며 포스코로부터 왕복 비행기표를 제공받았다는 대목에서는 안 원장이 그동안 대중에게 선전해 온 깨끗한 이미지에 대한 환상마저 깨진다.

사석에서 만난 한 심리학자는 “안 원장의 머리스타일에 비춰 대통령감은 아닌 듯 하다”고 했다. 자신을 감추려고 하는 심리가 머리스타일에 나타난다는 뜻이다. 이는 알리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말과도 통한다.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안됐다.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순간부터는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 검증을 받을 것이고, 안 원장은 이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철저한 검증은 당연한 것이다. 신기루를 5년 간 나라를 이끌 지도자로 뽑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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