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포트 대해부]"껑충 뛴다고 해놓고…" 못 믿을 주가 전망에 투자자만 울상

입력 2012-09-0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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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목표주가 괴리율 심각

“맞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주가 괴리율에 두번 운다

투자지표로 활용된 주가 괴리율, 무용지물

증권사 3곳 이상 목표주가 제시한 241개 종목중 ‘30% 격차 158개 달해’

# 명예퇴직 후 담뱃값이라도 벌어 볼 요량으로 주식투자에 손을 댄 K(남·61)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실적호전으로 앞으로 주가는 더욱 오를 것이라며 A사 애널리스트가 추천해준 A 종목이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곧 받등할 것이란 지속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바닥을 모르듯 곤두박질치고 있다. K씨는 애널리스트가 현재 주가보다 훨씬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강력매수(Strong Buy)’의견을 내는 등 매수를 적극 추천했기 때문에 그 종목을 선택했다고 한다. K씨는 주가 괴리율이 커서 ‘정말 이 금액까지 오를 수 있겠구나’라는 장미빛 단꿈에 빠져들어 투자를 한 것이다.

# 주식으로 돈 좀 벌었다는 친구 말에 솔깃해 직접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은 P(여·32)씨는 애널리스트들의 말만 믿었다가 낭패를 봤다. B 종목은 매수 투자의견을 낸 증권사 20여 곳 모두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잡았는데 전일 종가와 대비해보니 괴리율이 70%에 육박했다. 매수를 추천하는 종목의 현주가는 계속 내리막길인데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는 단 한 차례도 하향 조정이 되지 않았다. 애널의 레포트만 믿고 계속 보유해서 결국 투자금의 80%를 고스란히 날려야 했다.

주가 괴리율이 높은 종목이 속출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주가 괴리율이란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현재주가와의 차이를 백분율로 표시한 지표로 목표주가가 1만원, 현재 주가가 5000원이라면 주가 괴리율은 100%가 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목표주가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주가 괴리율이 높은 종목을 사는 섣부른 투자를 하기 일쑤다. 더욱이 최근 안갯속 장세가 지속되면서 목표가와 현재가의 차이(주가 괴리율)가 큰 종목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혼란이 심해지고 있다. 괴리율이 70~80%에 육박해도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하거나 아예 하향 조정을 취하지 않고, 또 현주가보다 과하게 높게 목표주가를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목표주가를 맹신했다간 손해를 입기 쉽상이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일 종목에 대해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3개 이상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제시해 평균값을 도출한 241개 종목 가운데 목표주가와 현재주가의 격차가 30% 이상 나는 종목은 158개(65.56%), 50% 이상 벌어진 종목은 98개(40.66%), 100% 이상 나는 종목은 모두 24개(9.95)에 달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STX조선해양이 목표주가(증권사 3사 이상 1월2일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값 7만9667원)와 현재주가(8월28일 종가 1만5250원)의 차이가 무려 422.21%를 기록해 주가 괴리율 1위를 차지했다. 2위도 STX그룹의 STX팬오션이 주가 괴리율 152.52%를 기록해 이름을 올렸다. 그 뒤로는 웅진씽크빅(143.80%), 카프로(139.98%), 디아이씨(128.28%), 금호석유화학(125.20%), S&T모티브(122.50%), 세아베스틸(121.01%) 등 순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아이씨디의 주가 괴리율이 무려 422.41%에 달했다. 이어 네오위즈게임(199.48%), 메가스터디(179.06%), 아바코(175.50%), OCI머티리얼즈(163.10%), 홈캐스트(157.44%), 엘엠에스(149.67%), 하나마이크론(140.77%)이 순위에 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해당 기업의 주가수익비율과 순자산비율, 자기자본수익률 등 다양한 과학적인 방법에 따라 목표주가를 제시한다고 한들 ‘신만이 안다’는 주가를 어떻게 정확하게 맞힐 수 있겠냐”며 “그래도 평균적으로 보면 상승장에서 괴리율이 높을수록 상승탄력이 커지는 등 나름의 쓸모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목표가와 현주가 사이에 갭이 벌어지는 것은 개별 종목의 이익 모멘텀 이외에도 주변 재료와 수급 등 수많은 요인에 따라 발생한다”며 “보조지표가 다 그렇듯 대단한 적중률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이며 보조지표는 다양한 자료를 감안해 복합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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