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직격탄]무릎팍도사, 안철수 대선후보 만드나

입력 2012-08-06 10:39 수정 2012-08-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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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다. 뉴스 프로그램 이냐고? 아니다. 그럼 시사토론 프로그램? 천만에. 그렇다면 토크쇼? 그것도 아니다. 바로 음악전문 채널 MTV의‘젊음과의 타운홀 미팅’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었다. 방청객의 직접 질문과 시청자의 트위터를 통한 질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1시간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MTV 출연은 2010년 11월2일 중간선거의 젊은층의 투표참여, 민주당 지지 당부, 그리고 2012년 대선 관심고조 등 다양한 이유로 이뤄졌다.

방송직후 전문가와 시청자들로부터 오바마 대통령의 MTV 출연은 대학생과 젊은이들의 정치적 참여와 관심 유발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대의 그림도 있다. 강력한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7월23일 SBS 예능 프로그램‘힐링 캠프’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교수의 ‘힐링캠프’출연 전후로 비난과 비판이 쏟아졌다. 정책 아닌 이미지 경쟁을 부추기는 예능 정치의 폐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치인의 모습은 시청자를 현혹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효과가 전혀 없을뿐만 아니라 유권자에게 영향이 미치지 못한다는 예능 프로그램 무효과론도 등장했다.

하지만‘힐링 캠프’의 안철수 교수 출연 효과는 엄청났다. 상상을 초월한 반응과 효과는 안철수 교수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자체와 방송에서의 언급과 모습에 쏟아진 일부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비난과 비판, 주장을 일시에 무력화시켰다.‘힐링캠프’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8.7%(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안철수 교수에 대한 지지율은 폭등세를 보였다. 한국갤럽 조사결과는 시청자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힐링캠프’ 안철수 방송분을 시청한 350명중 안 교수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좋아졌다’ 40%, ‘나빠졌다’ 9%, ‘변화 없다’ 48%로 나타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단순히 예능 프로그램의 안교수를 보며 웃고 즐기고 이미지의 함정에 빠지는 수동적인 수용행태를 보이지 않았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안철수 교수의 인간적인 면모에서부터 그가 견지하고 있는 기업관, 복지관 등에 대한 냉철한 판단과 평가를 가했다. 비판 할 것은 비판하고 찬사를 보낼 부분에선 칭찬을 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수용자상을 보인 것이다.

▲MBC '무릎팍 도사'(사진 위), SBS '힐링캠프' 방송 캡쳐
안철수 교수를 강력한 대선후보로 부각시킨 결정적인 것도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던 안철수 카이스트 교수는 2009년 6월17일 MBC 예능프로그램 ‘무릎팍 도사’단 한번의 출연으로 유명인사로 떠오르며 전 국민의 시선을 붙잡았다. 방송직후 ‘무릎팍 도사’시청자 게시판은 “안철수 교수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한국을 이끄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는 대권 도전 권유를 바라는 의견들로 홍수를 이뤘다. 그리고 ‘무릎팍 도사’출연이후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대선후보와 거리가 멀 것 같은 안철수 교수가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한 것이다.

시대는 변했고 대중의 취향과 미디어 환경도 변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양과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진중하고 예능은 가볍다는 이중적 시선, 순응적 해독에서 비판적 해독까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읽고 의미를 만들어내는 수용자의 역할 무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의 정치적 역할과 파괴력 간과 등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시대착오적 행태와 인식을 보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의 정치와 사회의 순기능, 위력, 역할을 놓치고 있다.

일부에서 저질과 선정의 등가물로 여기는 예능 프로그램은 이제 대중 특히 젊은이들의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를 극복하고 정치참여를 유도 할 뿐 만 아니라 대선후보들의 가족 등 인간적 면모에서부터 정치철학, 가치관, 지향하는 정책까지 다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시청자에게 제공 하는 엔터테인먼트 정치 미디어의 총아로 떠올랐다.

대권 재집권 도전에 나선 오바마 미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과 대선주자로 강력하게 부상한 안철수 교수가 온몸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파괴력과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분은 지금‘무릎팍도사’가 안철수 교수를 유력한 대선주자로의 부상시키는 과정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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