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의 시선파괴]'연예인 상해사건'

입력 2012-07-1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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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연예팀장

# "올해 초 동고동락한 매니저가 결혼을 했습니다. 데뷔 때부터 함께 한 그의 결혼식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은 오롯이 매니저의 두 발과 두 손이 만들어 낸 결과물입니다. 내 모든 것을 준다고 해도 아깝지 않은 그런 인생의 동반자입니다."

# "정말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람입니다. 난 그 사람이 키우는 애완견보다도 못한 존재였습니다. 이유 없는 폭언과 폭행은 제 일상이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는 새벽녘의 호출과 집안 대소사의 잔심부름은 차라리 양반에 가까웠습니다. 제 부모님 이름까지 거론하며 인격적 모독을 할 때는…휴~."

한 연예인의 속마음과 전직 현장 매니저의 넋두리다. 물론 두 사람이 함께 일한 적은 없는 사이다. 두 사람 모두 기자와 각각 친분을 나누고 있는 사이다. 기억 속의 대화 단편을 꺼내봤다.

연예인과 매니저는 여러 관계로 나눌 수 있다. 동등관계, 계약관계, 사제관계. 때로는 주종관계란 독특한 형태의 사이를 유지하게 된다. 금전에 대한 보이지 않는 끈이 존재하기에 이런 관계가 성립될 수 있겠다. 각각의 관계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하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자면 동등한 동반자적 위치 외에는 주변에서조차 곱게 보는 시선이 없는 게 연예인과 매니저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논점의 시각을 조금 틀어보자. 연예인들의 상해 사건은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항상 오르내리는 검색어다. 사건의 배경을 떠나서 피해자가 연예인이던 가해자가 연예인이던 팬들의 동정심은 집중하게 마련이다. 물론 그 동정심의 반대편은 날카로운 화살을 받는 과녁판의 입장이 된다.

한 매니저는 말한다. 연예인을 직업적 특수성에서 보자면 극도의 스트레스가 만연한 직군이다. 그런 스트레스는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종종 터져 나오곤 한단다. 그 터짐의 잔해물은 온전히 해당 연예인 매니저의 몫으로 쏟아진다. 최근 유행하는 ‘멘붕’(멘탈 붕괴란 뜻의 신조어) 상황을 매니저들은 뜸하지 않게 겪게 되는 것이다.

사람 사이의 일이다. 연예인이나 그들의 그림자인 매니저나 다 같은 사람이다. 감정을 나누고 살을 부딪치며 함께 일한 특수한 케이스가 바로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다. 일부 연예인들의 히스테릭한 성격적 문제가 루머처럼 세간에 떠돌아다니고, 일부는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를 부적절한 모습으로 왜곡해 보기도 한다. 그렇게 때문에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뉘는 연예인 관련 상해 사건이 벌어지면 잘못의 책임 문제가 아닌 사건 발생 이유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는 것이다.

한 순간의 실수가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게 된다. 해당 연예인에겐 영원한 직업적 박탈을 의미한다. 그 반대에 선 매니저에겐 신뢰 관계에 대한 인간적 배신감의 원흉을 자처하는 위험한 선택이다.

연예인과 매니저. 동반자이면서도 위험한 관계의 연속성을 의미한다. 최근 발생한 한 연예인의 상해 사건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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