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시장은 금통위를 신뢰하지 않는다

입력 2012-07-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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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금융부 기자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둔 11일 채권시장은 장 마감을 앞둔 오후 3시께 일순 분위기가 반전됐다.

채권 매니저들 사이에서 “받은 글입니다. 한은 출입기자단에서 인하 얘기가 나왔다는 루머가 있었습니다”라는 유언비어가 인터넷 메신저를 타고 퍼져나간 것이다.

결국 국채선물 가격은 전일보다 11틱 오른 105.06에 장을 마감했고 국채 3년 금리는 전일 대비 3bp 내린 3.19%로 끝마쳤다. 원인은 모 선물사 직원이 동료들에게 루머가 담긴 인터넷 메신저를 돌린 것이 발단이었다. 하지만 이날 출입기자들끼리는 이 같은 얘기를 한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국채 및 국채선물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시세조작까지 언급될 부분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점은 금융시장 자체가 루머에 휘둘릴만큼 한은 금통위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통위는 기준금리 결정에서 정작 시장의 요구를 부흥하지 못해 줄곧 통화정책 실기론에 시달렸다. 기준금리가 장기간 동결되며 실물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크게 감소됐었다.

때문에 이번 채권시장의 헤프닝은 시장참여자들이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이라는 근거보다는 논외의 루머를 더 신용한다는 방증이다. 바꾸어 말하면 금통위의 권위가 한낱 루머에 휘둘린 모양새다.

실제로 다음날인 12일 기준금리가 실제로 인하된 점은 시장이 왜 금통위를 불신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물가를 위해 금리정상화를 주장하면서도 1년간 동결을 견지했던 금통위가 경기를 위해 급속도로 금리를 내린 것은 그간 금통위의 행보와 발언을 볼 때 그 자체가 모순이기 때문이다. 5월 선제적 금리인상을 주장했던 금통위원들의 발언은 그래서 루머보다 더 우스운 헤프닝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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