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현정 "'미쓰 GO'가 나를 위한 영화? 에이 무슨"

입력 2012-06-2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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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고이란 기자
‘배우는 이미지로 먹고 산다.’ 이 말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배우를 꼽아봤다. 딱 한 명이 떠오른다. 고현정이다. 그에겐 신비감이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의 빼어난 외모가 한몫했다. 국내 최고 재벌가와 맺은 혼인은 더욱 그런 이미지를 키웠다. 연예계를 은퇴한 뒤에는 일절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간혹 언론의 카메라에 노출되며 근황이 전해졌다. 그렇게 고현정은 신비했다.

하지만 2005년 갑작스런 이혼 발표에 팬들은 다시 놀랐다. 그리고 세상에 나온 고현정은 강해져 있었다. 신비함을 벗고 ‘쎈’ 여자로 탈바꿈해 있었다. 물론 대중들이 바라본 고현정의 또 다른 이미지다. 그리고 고현정은 스스로 다시 한 번 탈바꿈을 시도했다.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미쓰 GO’를 통해서다.

▲사진 = 고이란 기자
개봉 전 고현정과 만났다. 걱정이 앞섰다. 그에 대한 대중들의 선입견이 먼저 다가왔기 때문이다. ‘쎄다’ ‘강하다’ ‘고집이 남다르다’ 등의 소문이 있었다. 영화 촬영 전 그와의 트러블로 감독이 교체됐다는 말도 들렸다. 실제 ‘미쓰 GO’ 감독 교체란 악수(惡手)에 시달렸다. 기다렸다는 듯 ‘잡음’에 대한 원색적인 보도가 쏟아졌다.

고현정은 “오해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 다 내가 안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다만 이 영화를 통해 시작하는 스태프들이 많았다. 내가 절대 흔들리면 안됐다”는 말로 ‘잡음’에 대한 설명을 대신했다. 그는 “정말 이 영화를 통해 얻은 게 많다. 내겐 눈물 없이는 못 보는 영화로 가슴에 남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 애정만큼 고현정은 이번 영화에서 혼신의 힘을 다 했다. 사극 ‘선덕여왕’에서 보여 준 미실의 한기 서린 카리스마를 벗어 던졌다. 대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극도의 공황장애 환자 ‘천수로’란 인물의 외피를 걸쳤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그의 변신에 호평이 쏟아졌다.

▲사진 = 고이란 기자
고현정은 “일단 수동적인 캐릭터란 점에서 너무 맘에 들었다. 항상 내가 뭘 주도해야 했는데 이번에는 끌려 다니는 역이더라”면서 “그리고 제목도 ‘미쓰’다. 이혼까지 한 마당에 ‘미쓰’가 좀 닭살스럽긴 했는데 조금만 시간이 더 지나면 진짜 못할 것 같더라. 그냥 ‘으쌰’ 하는 맘으로 달려들었다”고 웃는다.

제목 얘기가 나와서 궁금해졌다. 제작 단계부터 참 말이 많던 영화였다. 감독 교체에 따른 루머도 있었고. 특히 제목에서 오는 고현정과의 연관성이 그런 루머를 더욱 키웠던 것 같다.

고현정은 “어릴 적부터 별명이 ‘미쓰 고’였다. 알다시피 제작사 대표가 대학 동창이다”면서 “처음 책(시나리오)을 받았을 당시에는 제목도 없었다. 대표가 ‘미쓰 고 (책) 나왔어’라며 주더라”고 설명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제목이 ‘미쓰 GO 프로젝트’로 굳어졌단다. 그는 “솔직히 주연인 내 ‘기’를 살려주기 위한 (제작진의) 배려가 전혀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고”라며 조심스러워했다. ‘고현정을 위한 영화’란 일종의 약점을 스스로 커밍아웃한 것이나 다름없는 발언이다.

다소 불편한 질문이지만 고현정은 여유로웠다. 그는 “그런 상상은 전혀 안하지만 혹시 결과가 안 좋다면 내 책임으로 돌리면 되지 않을까”라며 “나에 대한 배려? 배려라기 보단 내 책임이 크다는 것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 고이란 기자
오롯이 자신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엔 ‘미쓰 GO’의 면면은 너무 화려하다. 유해진 성동일 고창석 이문식에 특별출연 형식으로 합류한 박신양까지. 이름만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이들이 모두 등장한다. ‘화려하다’는 단어 자체만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고현정은 “여러 선배들이 너무 많이 도와주셨다. 그걸 어떻게 말로 다 표현을 할까. 그냥 내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시려고 했다”면서 “선배들이 흘린 땀을 위해서라도 영화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고이란 기자
얘기를 나눌수록 고현정에 대한 이미지가 깨지기 시작했다. 정말 시원했다. 막힘이 없었다. 여배우라면 있을 법한, 혹은 꼭 있어야만 하는 ‘가식’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기가 쎄다’는 주변의 선입견도 ‘천만의 말씀’이다. ‘천상여자’란 말이 가장 잘 어울렸다. 질문 하나하나에 머리를 쓸어 올리며 잠깐의 생각을 하는 진중함도 보였다. 남자만 옆에 있으면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현정은 “그럼 진짜 좋을 텐데”라며 한 숨이다. 자신의 프러포즈를 거부한 조인성과 천정명은 어찌할 것인가.

▲사진 = 고이란 기자
“요즘엔 다른 친구가 눈에 들어와요. ‘1박 2일’ 보는데 주원이란 친구가 정말 맘에 쏙들더라구요. 함께 작품 해 보고 싶죠. 어머나 말해버렸네.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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