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대한민국 지도자의 조건

입력 2012-06-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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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남 경희대학교 교수

보수층을 중요한 지지기반으로 보수이념을 표방하고 출범했던 이명박정부가 4년 반 가까이 집권한 이 시점에서 본 우리나라 정치 상황은 여전히 건국 직후 해방정국을 보는 것 같이 혼란스럽다. 대한민국의 태극기와 애국가를 부정하며 친북종북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회에 당당하게 입성하는 세월을 맞았으니 이것을 대한민국 정치의 진보라고 해야 할 것인가?

이런 나라를 위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6.25전쟁에서 공산주의 침략에 맞서 싸우다가 조국의 산하에 이름없이 피를 뿌렸던가. 대한민국의 국기와 국가와 뿌리를 부정하며 친북종북 잘하라고 국민들은 피땀으로 돈을 벌어 국회의원들을 먹이고 입히고 기름값에 보좌진까지 제공해야 하는가.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에 까지 이르렀는지 통탄할 일이다. 나라가 이 꼴이 된 데에는 그런 사람들이 활개를 치도록 뽑아 준 유권자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지만 역시 가장 큰 책임은 정치철학, 국가관, 도덕성 어느 것도 선명치 않지만 국민에게 꼬리치는 포플리즘 기술만은 최고조로 진화한 정치인들에게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올바른 정치하라고, 국민 원하는 정치 좀 하라고 그토록 간절히 얘기해도 선거만 끝나면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그들이 모여 북치고 장구 치는 정부가 문제의 중심이다.

팔십대 고령의 국군포로가 북한을 탈출하였다가 중국 공안에게 잡혀 장기 억류되어도 북송을 막지 못하는 정부, 그 국군포로가 북송되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어 죽음에 처해도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항의는 고사하고 송환 공개촉구까지 반대하는 정치인과 정부가 오늘 대한민국의 이 어이없는 상황의 주 연출자들이다.

과거 정부는 그랬다손 치더라도 이 정부 아래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이것이 중도실용주의의 진상인가? 6.25전쟁 때 북한군에 잡힌 국군 포로는 어떤 비용과 노력을 감수해서라도 반드시 귀환시켜야 할 우리 국민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 다른 선진국들은 각종 전쟁에서 조국의 이름으로 희생된 전사자들의 유해까지도 끝까지 찾아내 유족의 품에 돌려주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아직 북한에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560명의 국군포로들에 대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북한에 잡혀 있는 국군포로가 누구인가? 6.25전쟁 당시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던 분들이 아닌가. 이 전쟁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조국을 지키겠다는 생각 하나로 싸우다 장렬하게 산화하지 않았던가. 그들이라고 목숨 아까운 줄 왜 몰랐을까.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요리조리 군복무를 회피하여 출세하고 자식 낳으며 행복하게 살고 싶지 않았을까. 이런 분들에게 과연 이 나라가, 이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나?

G-20 정상회의 의장국도 좋고, 친서민도 좋고, 세계에서 가장 경제회복이 빠른 나라라는 자랑도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국가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정부는 무엇 때문에 만들어진 것인지, 정치인들은 무슨 일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지 인식하고, 그 기본에 충실해야 하지 않겠나?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국민들에 대한 기본에 소홀하면서 무슨 선진화와 글로벌 리더십을 운운하는가. 국민의 목숨을 필요할 때 쓰고 미련 없이 버리는 소모품과 같이 취급하면서 무슨 낯으로 국민들에게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워 달라고, 군복무와 같은 공적 헌신을 해달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라의 부름을 받고 싸우다 희생된 전사자, 상이군인 및 그 가족은 물론이고, 생존 참전용사들에 대한 경제적 도움도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 80대 고령인 6.25 참전용사들의 연금 9만원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분들에 대한 대접으로는 지나치게 무성의한 수준이다. 전사자의 유해송환도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한다.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젊은 세대들에게 군복무의 자긍심과 보람을 앙양하기 위해서 군복무를 이행한 젊은이들에게는 교육, 의료, 취업 등에 있어 충분한 혜택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공적 헌신을 한 사람들에게 주는 정당한 보상이다.

국민은 정당한 이유없이 군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을 절대 선거에서 지도자로 선출해서는 안 된다. 변명과 변신에 능한 기회주의자가 나라의 지도자가 되게 해서는 안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 국민의 의무를 몸으로 실천한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일신의 영화를 위해 나라의 부름을 회피한 요령꾼이 뻔뻔하게 고위공직자가 되는 사회가 정상인가? 이런 사람들이 국민들로부터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받을 수 있으며, 젊은 세대의 귀감이 될 수 있을까. 지금 이 사회의 젊은이들이 공적 헌신을 회피하는 경향도 그렇게 해야 ‘성공’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고 권세있고 잘 나가는 사람들의 살아온 길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이끄는 정부가 과연 국민에게 무슨 공적 헌신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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