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아이스께끼의 추억

입력 2012-06-22 09:30 수정 2012-06-2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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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 띠아모코리아 대표이사

“아이스께끼~”“하~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들으면 반가운 ‘추억의 소리’다.

60~70년대 여름철이면 골목길을 누비며 까까머리 아이들이 철가방 반만한 것을 어깨에 둘러메고 이렇게 목청을 높였다. 냉장고 보급이 시원치 않던 시절, 냉동창고를 갖춘 ‘아이스께끼’보급소에서 받아다가 고객을 찾아다니며 팔러 다녔다. 돈 대신에 병이나 고철, 책도 받았다.

아이스께끼는 아이스케이크(ice cake)로 우리가 만든 말이다. 감미료, 향료, 색소 등을 섞은 액상을 동결관에 넣고 가운데에 막대기를 꽂아서 얼린 빙과(氷菓)를 가르킨다. 딱딱하다고해서 하드라고도 했다. 미국은 아이스롤리(ice lolly)나 폽시클(Popsicle)로 불린다.

그런데 이제 이런 단어는 사라진지 오래다. 아이스크림으로 바뀐 것이다. 또 아이스크림은 진화를 거듭해 케익까지 등장했다. 아이스크림은 우유 또는 유지방, 무지유고형분(無脂乳固形分)에 설탕, 달걀, 젤라틴 등 향료, 색소 등을 넣고 휘저어서 얼린 빙과류다.

빙과는 BC4세기경 마케도니아 알렉산더대왕이 페르시아 정복후 얼음에다 과일을 섞어 만든 음료를 즐긴 것이 최초 기록이다. 아이스크림은 이탈리아가 원조다. 1550년쯤 이탈리아에서 최초로 고안돼 유럽으로 퍼졌다. 이탈리아의 부호인 메디치가의 한 요리사가 샴페인을 마시다가 문밖에 놔둔 채 잠이 들었다. 때마침 겨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샴페인이 얼어있었다. 맛을 본 요리사는 새로운 맛에 감탄했다. 이후 메디치가의 딸 캐더린은 프랑스의 앙리Ⅱ세와 결혼할 때 만찬에서 얼음과자를 선보였다. 당시에는 얼음의 결정입자가 커서 현재의 셔벗(sherbet)과 같았다. 요즘같은 아이스크림은 1774년 프랑스 루이 왕가의 요리사가 만든 것이 처음이다. 크림에 달걀 노른자와 감미료를 섞고 저으면서 냉동시켰다. 현재와 같은 얼음의 결정입자가 섬세하고 차고 부드러운 제품이다. 하지만 이름은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크림아이스로 불렸다.

1857년 미국 제이콥 퓨셀 주니어가 상업적 양산시설을 갖춰 대량생산을 했다. 국내는 1972년 빙그레 전신인 대일유업이 미국 퍼머스트 멕킨스사와 제휴해 생산을 시작했고 이후 삼강산업, 해태 등 시장에 뛰어 들었다.

제법은 우유, 유제품에 당류, 향료 및 그 밖의 부재료를 혼합해 균질화를 시킨다. 살균하고 냉각하고 숙성하고 휘저어서 공기를 함유시킨다.

유럽은 수제품이 많고 미국은 공업적이다. 유럽은 달걀 노른자와 생크림 등을 사용해 동결시킬 때까지 충분히 이겨 만들어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미국은 유제품적, 영양적인 면을 중시해 깨끗하며, 양적으로 쉽게 먹을 수 있도록했다.

아이스크림의 용도는 서양요리의 디저트. 그러다가 기호식품이 됐고 이제는 기초식품으로 발전했다. 영양가도 높다. 고지방 아이스크림은 100g당 칼로리(calorie, 열량)가 200kcal 정도. 간식뿐 아니라 디저트, 환자식, 유아식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967년의 국제낙농국제규격(IDF) 안에 의하면 유지방분이 8% 이상 함유돼 있는 것을 아이스크림이라고 한다. 유지방분이 3%이상 함유된 것을 밀크아이스라고 한다. 국내는 보건복지부 식품위생법에 의해 유지방 6%이상을 아이스크림, 2%이상을 아이스밀크로 규정하고 있다.

아이스크림은 이탈리아어로‘젤라또’다. 수제로 만들어 입안에서 녹는 맛이 예술인 젤라토는 미국의 아이스크림보다 공기를 덜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밀도가 촘촘하고 부드럽다. 입안에 넣는 순간 포만감을 가득 주는 젤라또는 이제 여름철을 벗어나 4계절 친근한 ‘쿨푸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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