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30년 후 당신의 삶, 계획하셨나요?

평균 출산연령 31세…육아 부담 벗어나도 50년 남아

2020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연령(최빈사망연령)이 90세가 될 것으로 예견되는 해이다. 여성은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높고 그 증가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실제로 100세 시대에 맞춰 인생설계를 해야 하는 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해도 무관하다.

특히 평균출산연령이 31세임을 고려하면 육아부담에서 벗어난 후에도 50년 이상의 인생이 남아 있는 셈이다. 또한 여성은 고학력 진전으로 여성의 지위가 상승, 사회진출이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노동환경, 생활환경 등으로 인해 결혼이나 출산, 육아를 이유로 어렵게 들어간 직장을 그만두는 여성들 탓에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심한 M자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젊은 세대는 인생 최대 이벤트였던 결혼을 인생의 장애물로 생각하여 높은 독신자 비율을 나타내며 만혼화가 증가하고 있다.

◇여성, 인생의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 = 이처럼 결혼과 육아 등 여성의 역할을 축으로 한 라이프사이클에 큰 변화가 도래하고 있어 여성 스스로 인생의 고비마다 방향설정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제 여성들도 인생 100년이라는 긴 안목으로 직업이나 일에 초점을 맞춰 자신의 인생과 생활방식을 아우르는 인생설계가 필요한 시대이다.

즉 어떤 직업인생을 살아갈 것인지, 어떻게 연마하고 배울 것인지, 어떻게 일하고 싶은지 하는 자신만의 일하는 방식, 삶의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나 계획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만의 명확한 목표가 있으면 의식이 강화돼 행동이 변화한다. 따라서 자신의 커리어디자인에 따라 충실한 인생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5년 후 10년 후의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생설계를 위해서는 먼저 명확한 자기이해가 필요하다. 변화가 심한 현대에는 누구나 자신의 커리어의 방향성에 대해 크게 불안해하거나 갑자기 인생의 아이덴티티(나는 무엇인가?)를 상실하여 위기에 빠지기 쉽다.

그럴 때 대부분이 ‘나는 이대로 괜찮은가’, ‘커리어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떤 지식이나 스킬을 배워야 하는가’를 고민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본질적인 문제인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있는가?’하는 자기의 대한 명확한 이해는 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는 인생을 설계하거나 목표를 세우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자녀양육, 커리어 속도를 조절하라 = 여성이 자신의 전반적인 인생을 의식해 지속적인 직업인생을 유지하려고 해도 일과 출산, 육아의 양립 문제로 인한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아예 양립은 무리라고 지레 포기하지 말고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여 두 사람이 힘을 합해 양육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 혼자 해결하려고 하다가는 번아웃(소진)될 위험성이 있다.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해 자신감을 찾아라 = 여성의 활발한 경제활동과 비례하여 경력단절 여성도 늘어나고 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40대 이후의 여성들이 다시 사회로 진출하면서 경력단절 여성만의 인생설계는 재설정돼야 한다.

이들은 직업세계와의 단절기간 동안 소진된 직업능력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신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파트타임이든 자원봉사든 구애받지 말고 자신의 능력을 꾸준히 갈고 닦는 것이 나중에 일터로 복귀할 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 또 아이의 성장에 따라 필요한 사항도 변화를 요구하므로 다양한 일을 경험해 봄으로써 새로운 분야로 경력을 발전시키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의 ‘이름’을 찾고 인생을 재설계해라 = 중년기 여성은 인생의 유한성에 직면하여 본질적 자아에 대한 성찰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이다. 즉 가정이외 활동에 시간과 에너지를 주입할 수 있는 시기다. ‘누구의 아내’또는 ‘누구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는 강한 욕구와 감정이 자신의 내면에서 솟아오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정말로 되고 싶은 자신’, ‘나를 위해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과연 이대로 좋은가’하는 절박감이 들기도 한다. 이처럼 불안을 느끼는 시기야말로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호기다.

반세기 이상이나 남아 있는 인생 후반기에서의 삶의 의미와 목표를 무엇에 둘 것인가를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재설계하고 적극적인 능력개발을 통해 자신의 인생 아이덴티티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인생의 후반부의 가장 큰 공포와 불안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을 상실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전 미국경력개발협회장 한센 교수는 “자신의 만족이나 생계의 유지만을 위해 일할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정신적 의미와 인생의 목적을 찾아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여성의 사회참여는 이제 시대적인 흐름이므로 경제적 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흥미나 관심분야를 살릴 수 있는 것이라면 철저하게 파고들어 어디든지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활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이 들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더불어 얼마간의 돈도 벌 수 있다면 인생후반은 희망을 불러일으키는 삶의 전환이 된다. 그러니 일단 무엇이든 시도해보라. 행동해 보는 과정에서 우연한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기사협조=경기여성웹진 우리(WoORI), 라이프커리어전략연구소 소장 오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