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빈 컨테이너 진열…누굴 위한 쇼인가

입력 2012-05-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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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헌 증권부 기자

▲구성헌 기자
오는 25일 개장을 앞둔 경인 아라뱃길 김포터미널이 최근 분주하다고 한다. 바로 개장식 행사 때문이다.

오는 25일 열리는 개장식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주요인사들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등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분주함이 아라뱃길의 물동량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 국토부의 지시로 개장식에 맞춰 한진해운의 빈 컨테이너를 진열시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위 높은 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텅텅 빈 컨테이너 부두를 보여주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기업의 선박과 컨테이너 등을 이용해 눈속임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전시행정의 ‘극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남는 컨테이너와 선박을 동원했다고 하겠지만 이 역시 낭비요 전시성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개장이 코 앞이지만 정작 김포컨테이너터미널에는 정상적인 물류 통관 절차를 진행할 아무런 준비도 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알맹이는 쏙 빼 놓은 채 보여주기 급급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아라뱃길은 한강과 서해를 잇는 최초의 수로(水路)사업으로 총 사업비 2조2000여억원이 투입된 대형사업이다. 하지만 조성초기부터 환경문제를 비롯해 완공 후 실효성과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재기된 바 있다. 그런 문제점 제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를 비롯한 정부당국은 사업을 강행했고 이제서야 물류 기능까지 갖춘 정상 가동을 앞두고 있다. 보여주기 전시행정보다는 개장 후 정상적인 운영 등 내실을 다지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시점이다.

물론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의 주요인사들에 대한 예우를 소홀히 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장 아라뱃길의 물류 활성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런 식의 보여주기식 행사준비로 국민들의 눈을 속이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정상화 일정을 당기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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