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절대 임계치를 향해

입력 2012-05-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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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수 동서식품 R&G 팀장

물리학 용어 중 “절대 임계치 (critical mass)”라는 게 있다. 어느 한 핵분열성 물질이 일정한 조건 하에서 스스로 계속해 연쇄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질량을 말한다.

커피나 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가열하면 99℃에서도 육안으로 큰 변화를 보기 어려운 물이 100℃라는 절대 임계치에 도달하면 갑자기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완전히 다른 질적 변화를 초래한다.

또한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서는 기체의 무게보다 양력이 더 커야하는데, 이 양력을 얻기 위해서는 일정 속도 이상으로 일정 거리를 중단없이 질주해야만 한다.

보잉 747기종이라면 시속 252km 이상의 속도로 3km 이상의 활주로를 전력으로 질주해야 이륙에 필요한 양력이 생긴다. 그 이하의 속도와 거리로는 결코 양력이 생기지 않으며 특히 중간에 멈추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요약하면 절대임계치를 넘기까지는 반드시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쉴 새없이 경주하여 필요한 질량이 지속적으로 쌓여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매우 단조롭고 지루하고 또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쉽게 구현되기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창한 영어회화를 동경하기 때문에 학원도 다니고 과외도 받고 해외에 연수를 가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자기 의사를 대충이라도 상대방에게 전할 만큼의 수준에 이르는 사람은 극히 드문데, 이는 도중에서 포기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돈만 투자하면 영어회화가 금방 가능하리라는 기대부터가 잘못됐다. 최소한 얼마나 들어야 하고 얼마나 말해 봐야 하는가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이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입이 열리고 귀가 꿇리는 지름길을 찾는 데만 온 관심이 집중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책을 보면, 어느 분야든 1만 시간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하루 3시간씩 노력해서 약 10년을 지속하면 달성될 수 있는 수치다. 이 또한 절대 임계치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 주는 부분이다.

어떤 분야든 절대 임계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내가 흥미를 갖고 좋아하는 분야를 선별해 나는 왜 그것을 해야 하고 또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가를 늘 되뇌이고, 성취했을 때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나아가면 언젠가는 원하는 자리에 있게 될 것이다.

동기부여 없이는 지속력이 떨어져 중단없는 노력이 힘들고 결국 절대 임계치 도달은 요원하게 된다. 따라서 당장 눈에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왜’에 대한 고민이 없는 시작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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