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삼성·애플에 도전장 낸 박병엽 팬택 부회장

입력 2012-05-14 09:12 수정 2012-05-1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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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는 못산다"…타고난 승부사 스마트폰서도 통할까

“도저히 지고는 못살겠습니다. 승부사 기질은 있는 것 같습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지는 걸 무척이나 싫어한다. 언제부터인가 ‘졸면 죽는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급변하는 IT산업 환경에서 20년 넘게 팬택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는 걸 싫어하는 박 부회장의 승부욕과 뚝심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박 부회장은 최근 스마트폰 신작 ‘베가레이서2’ 공개현장에서 “상표를 떼고 붙으면 삼성전자와 애플을 이길 수 있다”며 지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는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지난 2007년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자신의 지분 4000억원 어치를 채권단에 양도하는 초강수를 뒀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충격 발언을 하는 등 ‘팬택 회생’을 위해 어떤 것도 감내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경영원칙으로 갖고 있는 박병엽 부회장. 삼성전자의 ‘갤럭시S3’, 애플의 ‘아이폰5’, LG전자의 ‘옵티머스 LTE2’ 등 쟁쟁한 경쟁작들이 출시되는 올해 신제품 조기출시를 통해 기선을 제압하려는 박 부회장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얻을 지 주목된다.

◇ “나보다는 회사 살려야”= 박병엽 부회장은 팬택의 전문경영인이자 창업자로써 회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워크아웃 중에도 기업회생에 모든 것을 걸고 경영정상화에 매진했다.

팬택 고위 관계자는 “평소 박 부회장이 ‘창업자로서’, ‘내가 시작한 회사’ 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는 박 부회장이 팬택에 갖는 주인의식이자 책임감의 표현이다.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비행시간 외에는 눈붙일 시간조차 없는 무박 3일의 해외출장도 마다하지 않고 주말에도 출근하면서 회사 경영상황을 챙겼다.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 일하는 직원들을 모아 자장면으로 점심을 같이하는 것이 박 부회장의 주말 일과가 되었을 정도이다.

최근 출시한 ‘베가레이서2’의 가장 큰 특징은 원칩(통신칩과 애플리케이션 구동칩이 하나로 결합된 것)이다. 하지만 원칩 생산업체인 퀄컴이 생산량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팬택에도 비상이 걸렸다.

박 부회장은 “최근 미국 퀄컴 본사를 방문, 팬택이 요구한 물량의 최소 60%를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이때도 무박 2일 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채권단도 박 부회장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 지난 2010년 워크아웃 중지만 팬택 전체 발행주식의 10%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 “워크아웃 졸업 후를 생각하라”= 지난 4년간 ‘팬택 회생’을 절대 과제로 삼고 지냈던 박 부회장은 워크아웃 졸업에만 매진하지 않고 워크아웃 졸업 후의 팬택에 대한 고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박 부회장은 신성장동력을 위해 지난해 △글로벌 공용모델 체제 △부품 선행개발 촉진 △상품 기획 개선 등 총 11개의 ‘구조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팬택이 글로벌 IMD(Intelligent Mobile Device) 전문 제조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꼭 필요한 ‘글로벌 공용모델 체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박 부회장은 “우리 제품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미국, 일본 등 특정 몇 개국에서만 출시된다”며 “현지화 전략을 통한 제품생산이 반응은 좋지만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제품의 출시국가별 현지화가 아닌 동시에 몇 개 국가에 내놓는 체제를 검토하는 것. 박 부회장은 “과거보다 기술과 브랜드력이 한 단계 도약했기 때문에 현지화를 하지 않더라도 팔 수 있다”며 “동일제품을 동시출시하는 국가를 늘려야 팬택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이어 “이처럼 회사를 잘 만들어 놓아야 나중에 누가 경영하더라도 좋을 것 아니냐”며 회사의 성장을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 중이다.

미래에 대한 박 부회장의 준비의식에 대한 일화는 유명하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0년 임원회의에서 “우리는 지금부터 ‘아이폰5’와 경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당시는 아이폰4도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시기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절대강자인 애플이 연이은 아이폰시리즈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더 먼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박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긴 대목이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 부회장의 이같은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대통령감’이라고 극찬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 프로필

△1962년생 △전북 정읍 △중동고 △호서대 경영학과 △맥슨전자 △팬택 설립(대표이사 사장) △현대큐리텔 대표이사 부회장 △팬택 앤 큐리텔 대표이사 부회장 △팬택계열 대표이사 부회장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금호타이어 사외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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