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광우병과 복권의 공통점은

입력 2012-05-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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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권 아주대 교수

정권 초에 일어났던 광우병 광풍은 서울 중심가를 마비시켰다. 대규모 폭력집회는 정권에 불만을 품었던 소수집단에 의해 시발되었고, 일부 시민들의 참여가 뒤따랐다. 이제 또 다시 이 정부를 규탄 대상으로 삼는 일부 소수의 선동가들은 광우병에 대한 공포를 되살리려 하고 있다.

광우병 공포의 실상을 논리적으로 따져가면 우리 사회의 혼란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단순히 이 정부의 실패가 목적인 소수 선동꾼들에 의한 시위라고 해석하기엔, 참여한 일반인들의 행동을 무시하는 꼴이 된다. 반정부 세력에 의한 선동에 왜 일부 일반인들이 이에 동조해서 행동할까? 이 질문에 논리적 해답을 구할 필요가 있다.

광우병 공포에 일반국민들이 쉽게 동요하는 현상을 복권과 비교해서 해석하면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다. 복권을 사는 사람은 대부분 대박의 꿈을 그리면서 기쁜 마음으로 산다.

그러나 1등 복권에 당첨될 확률은 엄청나게 낮으며,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확률을 보지 않고, 엄청난 1등 당첨금 만을 생각한다. 불확실성 하에서 의사결정구조를 경제학에서는 ‘기대가치(expected value)’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즉 1등 당첨금과 당첨될 확률을 곱해서, 구한 기대가치를 의사결정의 주요한 정보로서 설명한다. 따라서 복권에서 1등에 당첨될 기대가치는 엄청나게 낮으며, 특히 복권가격보다 반드시 낮아야 한다.

복권도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므로, 기대가치가 복권 한장 가격보다 높으면 복권사업은 망하게 된다. 따라서 복권의 기대가치는 복권가격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 격차에 따라 복권 사업체의 수익이 결정된다.

사람들은 복권의 기대가치가 복권가격보다 월등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1등 대박의 꿈을 꾸면서, 복권을 열심히 산다. 기대가치 관점에서 보면 매우 비합리적인 행동이다.

그러면 이들의 행위를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까? 복권을 사는 사람의 행위는 복권의 기대가치나 확률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1등 복권액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확률은 매우 낮지만, 제로가 아니기 때문에 인식상의 확률은 실제확률보다 월등히 높거나, 확률에 대한 관심은 아예 없다. 따라서 복권구매행위는 1등 당선금액의 수준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할수 있다.

광우병의 진실을 보면 복권구조와 똑같다. 미국산 소를 먹고서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래서 음식의 위험에 매우 엄격한 미국에서도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아무런 심리적 저항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광우병 공포가 일반인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한다.

확률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어쩌피 걸릴 확률이 제로가 아니기 때문에 걸렸을 때 어떠한 고통이 뒤따르는가에 대한 관심이 우선한다. 일부 선동적 언론은 이점을 잘 이용하였다. 미국산 광우병을 과장되게 표현하고 왜곡함으로써, 광우병에 대한 증상을 실제 이상으로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광우병 공포와 복권구입 행위가 확률 수준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 비록 매우 낮은 확률이지만 야기되는 결과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광우병 공포에 대한 정부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광우병 공포에 대한 비상식적 반응에 대해 상식적인 논리인 확률을 아무리 강조해도 일반인의 공포수준은 바뀌지 않는다.

비록 낮은 확률이지만, 광우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과 치료단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확률이 낮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접근법보다는 비록 낮은 확률이지만 광우병으로 인한 증상과 대처방안을 보여주는게 더 나은 접근법이다. 또 소수의 선동가들의 광우병 증상에 대한 과장이나 왜곡선동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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