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서구 대형마트 첫 강제휴무 전날에 가보니

입력 2012-04-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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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날 장을 못보게 한다는 게 말이 되냐" 소비자들 불만에 가득차

▲21일 찾은 이마트 가양점 앞에는 내일 휴무한다는 사실을 크게 현수막으로 걸어놓았다.(이투데이)

강서구 유통법 조례에 따라 22일 첫 강제휴무에 들어가는 이마트 가양점의 전날 풍경은 차분한 봄비 날씨와 대조를 이뤘다. 21일 오전 9시 1층 식품 매장, 2층 생활용품 매장에서 대형마트 강제휴무를 두고 전투의지를 다지는 직원들의 아침 조례가 열렸기 때문이다.

해당층 담당자는 수십여명의 직원들 앞에서 “요새 쿠폰 상품 등 매출이 급감했는데 (이번 휴무로)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며 “오늘 하루, 일요일 매출 분까지 힘내달라”고 말했다. 원래 24시간 매장이였던 이 곳은 관련법에 따라 1층 식품 매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운영하고 2, 3층 매장은 기존 오전 10시 오픈에서 1시간 앞당겨 9시에 문을 열었다.

일요일 휴무로 매출 급감을 우려한 듯 이 곳은 곳곳에 특별 할인쿠폰을 배치했다. 가그린 메디칼액 등 상품을 20일과 21일 양일간에 걸쳐 쿠폰을 통해 최대 50% 할인해주겠다는 것. 또 일부 상품에는 21일과 더불어 휴무 다음날인 23일에 할인 적용 대상이라는 것을 밝혀 일요일 고객을 분산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매장 내 직원들은 ‘22일 일요일 휴무’는 표찰을 목에 걸고 휴무 사실 알리기에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아직 홍보 부족으로 고객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직원 조례에서 1층 담당자는 “(22일 휴무에 대해)아직 고객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노력해 주십시요”라고 강조했다.

▲21일 오전에 찾은 이마트 가양점은 내일 휴무소식을 접한 고객들이 아침 일찍 찾아와 분주한 모습이였다.(이투데이)

또 주차장과 함께 매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관계사의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도 이마트 강제휴무를 알리는 팻말을 비치하고 있었다. 스타벅스 가양이마트점에는‘4월 휴점안내 이마트 가양점은 4/22(일요일) 하루만 휴점합니다. 인접한 이마트 목동점, 이마트 신월점은 정상영업합니다’라는 팻말을 매장 정면에 비치했다.

그러나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 중 일부는 휴무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 김태균(57·가양동)씨는 “오늘(21일) 매장에 들어와서야 곳곳에 붙여놓은 홍보문구를 보고 내일(22일) 쉰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모르고 그냥 내일 왔다면 헛걸음에 분통이 터졌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인근에 위치한 홈플러스 강서점, 가양점의 풍경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일요일 영업을 못하게 됨에 따라 발생하는 매출 손실을 메우기 위해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문을 연 이곳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다. 이곳에서 수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씨는 “이렇게 쉰다고 골목상권이 살아나겠냐”며 “소비자들의 불편은 더해지고, 매출이 감소하면 악영향이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가될 게 뻔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직원들은 오늘 하루 영업에 최선을 다하자는 모습과 함께 휴무 사실을 모르는 고객들에게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홍보에 주력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장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수지(27·가양동)씨는 “뉴스에서 대형마트 강제휴무 소식을 듣기는 했지만 우리 동네의 매장이 그런지는 몰랐다”며 “일요일이 회사 쉬는 날이라서 가장 한가한데 정부가 쇼핑할 시간도 제한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매장 휴무 사실을 접해들은 소비자들은 신선식품, 음료 위주로 구매하고 있었다. 다른 코너 대비 소비자들이 압도적으로 북적인 것. 카트에 생수와 신선식품으로 가득 채운 김희원(34·가양동)씨는 “내일 쉰다고 하니 미리 사두는 것”이라며 “집 앞 슈퍼보다는 마트가 아무래도 편하고, 솔직히 재래시장에서 장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일요일 오전이 가장 매장이 한가하다보니 나는 꼭 일요일날 쇼핑을 하는데 (이번 휴무로)불편해졌다”며 “마트 내 채소파는 사람들 일자리도 줄어들고 일반인들도 불편하고, 재래시장 상인들의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인데 왜 이런 조치를 취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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