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주의 금융난타]금융위 사무실 꼭 옮겨야하나

입력 2012-04-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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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주 금융부 팀장

요즘 여의도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심심치 않게 얘깃거리에 오르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한 지붕 두 가족’ 신세를 면하지 못했던 금융위의 사무실 이전 추진은 여의도 금융가의 관심사다.

금융위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에 세 들어 산 지도 3년여. 동생 격인 금감원과 티격태격하다 오는 9월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로의 이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당초 금융위는 금투협회를 이전 장소로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뜻을 접었다.

문제는 굳이 현 시점에서 금융위 사무실 이전이 필요한지다. 금융위가 공식적으로 밝힌 사무실 이전을 추진하려 하는 이유는 조직 확대로 사무실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집주인인 금감원에 계속해서 사무실 공간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 현재 금융위는 금감원 건물에서 3개층 전층을 사용하고 있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이나 국제협력관실·대변인실 등 일부 부서가 제각각 흩어져 다른 층도 사용하고 있다. 금융위가 금감원 건물에 들어오면서 금감원의 회계감독 부서는 옆 건물인 하나대투증권빌딩으로 사실상 쫓겨났을 정도로 공간의 여유가 없다. 게다가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시세의 70% 수준인 18억원을 한 해 임대료로 받고 있는 반면 하나대투증권건물의 두 층을 사용하는 대가로 25억원가량을 주고 있다. 금융위가 금감원에 추가 사무실 공간을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는 금융위와 달리 금감원 직원은 공적인 업무를 하는 회사원인데 이에 대한 구분이 없다”면서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공무원 대접을 해달라는 것이다. 이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스스로 권위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야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는다고 권위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금융위가 3년 전 서초 생활을 10개월 만에 접고 다시 금감원 건물로 돌아온 적이 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 해 3월에 여의도 금감원 빌딩에서 서초에 있는 서울지방 조달청 건물로 이사한 것이다. 새 정권이 들어서며 정부조직 개편 작업과 함께 부처 재배치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금감원 건물로 돌아온 이유 중 하나는 업무의 효율성이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긴밀하게 협력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서로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당시 금융회사의 하소연도 한몫했다. 여의도와 서초동을 오가며 업무를 보기에는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 금융위 사무실이 다시 이전을 하면 3년 전의 모습을 되풀이 하는 것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대선 이후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논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요즘 다시 통합 감독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대선 이후 조직개편이 논의될지도 모르는데 덜컥 이사했다가 1년도 채 안 돼 다시 옮겨야 할 가능성도 있지 않느냐”는 한 금융권 임원의 말을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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