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4·11 총선 당선자가 해야 할 일

입력 2012-04-05 09:44 수정 2012-04-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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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증권부장

둔한 사람에게 아무로 일러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을 ‘소귀에 경읽기’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예문이 있지요. “그들을 설득하려 애쓰는 것은 소 귀에 경 읽기와도 같았다. 나는 나쁜 말을 쓰는 그를 나무랐으나 소귀에 경 읽기였다”

그런데 우매하지 않음에도 남의 의견이나 충고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흘려버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세상엔 워낙 똑똑한 사람들이 많으니깐요. 마이동풍(馬耳東風). 말 귀에 봄바람. 이 역시 남의 의견이나 비평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소통(疏通).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뜻이 서로 잘 통하면 오해가 없어집니다.

요즘은 예전보다 소통이 활발한 세상이라고 합니다. SNS(Social Network Service) 덕이지요. 카톡(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자신의 상태를 친한 친구를 비롯해 익명의 불특정 다수에게 알림으로써 세상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너나할 것 없이 소통을 외치고 있습니다. 정치권의 총선 구호에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외치는 게 문제입니다. 대문짝만한 현수막을 내걸고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유세 차량에 올라가 고성을 지르며 유권자들의 귀를 잡을려고 합니다. 대화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그 말을 받아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식으로 진행이 돼야 합니다. 한 사람만 줄창 얘기를 하면 안되는 것이지요.

사람 얘기를 잘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사람이 왜 이런말을 하는지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들어야 합니다. 들리는 대로 들어서는 안된다는 얘기지요. 남성보다 여성이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준다고 합니다. 그냥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만족감을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고민을 털어놓은 친구는 속이 시원합니다. 대체적으로 남자들은 자신의 주장에 힘을 주고 이를 관철시킬려는 경향이 많습니다.

기업들도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성과와 경쟁만 외치는 톱다운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지요. 이해와 배려를 통해 조직의 활기를 되찾기 위함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서로의 역할을 바꾼 상황극과 야자타임입니다.

그런데 소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공감(共感)입니다. 함께 느낀다는 것입니다. 교감(交感)과 같은 말입니다.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야 한다는 얘기지요. 아무리 소통을 활발하게 해도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말장난에 불과합니다. 이슈에 대해 서로 공감대가 형성이 돼야 일이 순조롭게 진행이 됩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입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정보는 우리를 혼란케 합니다. 물도 마찬가지입니다. 홍수가 난 물은 먹을 수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기업들이 어렵습니다. 지난해 상장사들은 사상 첫 개별기준으로 매출액 1000조원을 돌파했지만 유럽발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지표 둔화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 1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타법인 지분 취득 및 처분 금액도 절반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창업시장은 이미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그런데 정치권은 이같은 상황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것은 유권자 밖에 없습니다. 아마 이럴 것입니다. 총선 후에는 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선심성 정책이 쏟아질 것입니다. 당선이 되고나면 일반 유권자들은 관심 밖으로 팽 당할 것입니다. 총선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일방적으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을 비롯해 사회 구성원들의 아픈 곳과 가려운 곳 이곳저곳을 들여다보고 함께 고민하는 공감의 달인이 나와줬으면 합니다. 일반 국민들은 당선자가 공약을 꼭 실천하지 못하더라고 들어주는 것에 더 큰 고마움을 느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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