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료의 진실]단말기 출고가 비슷해도 약정 따라 천차만별

입력 2012-04-0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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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마다 제시가격 달라…정보 알고 가야

“우리는 ‘눈탱이(다른 대리점보다 비싸게 받는 것을 의미하는 은어)’ 절대 없어요. 다른 데 가시면 이 가격에 절대 사실 수 없어요.”(A 대리점 직원)

“마진을 많이 남기는 대신 휴대폰 대수를 많이 팔면 통신사에서 돈이 나오기 때문에 마진 없이 드리는 거에요.”(B 대리점 직원)

휴대폰 가격 정보를 아는 만큼 싸게 살 수 있을까?

기자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역과 명동, 용산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대리점들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본 결과 여전히 비싼 고가의 휴대폰을 많이 할인해 주는 것처럼 눈속임하고 있었으며 휴대폰 가격이 지역마다, 그날그날에 따라 달라 운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각 대리점들은 올해 1월부터 본격 시행된 휴대폰 가격표시제 덕분에 제품마다 가격표를 빠짐없이 붙여 놓았다. 하지만 판매직원들은 고객을 점포 내부로 안내해 상담을 시작하자 비로소 다른 대리점보다 자신들이 훨씬 싸다며 절대로 가격을 부풀리는 등의 ‘사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리점마다 휴대폰 정보와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사진은 용산의 휴대폰 집단상가 모습.
가장 최근에 나온 ‘갤럭시S2 LTE HD’와 ‘갤럭시노트’를 기기변경으로 62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대리점별로 통신사에서 책정한 휴대폰 출고가는 비슷하거나 많게는 6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 하지만 보조금과 할부 개월 수에 따라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천차만별이었다.

갤럭시노트의 경우 화이트 색상이 다 팔린 곳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고 가격도 높았다. 가장 싼 곳의 경우 출고가에 이동통신사로부터 지급 받은 보조금을 제외하면 할부원금이 69만3900원 정도. 여기에 각 통신사별로 요금할인이 들어가는 형태다.

하지만 갤럭시S2 LTE HD의 경우 할부원금이 58만9800원 정도로 가격이 내려가 30개월 할부를 적용, 요금 할인까지 받으면 ‘공짜 구입’도 가능했다.

한 대리점 직원은 갤럭시S2 LTE HD가 갤럭시노트보다 일찍 나왔고 갤럭시노트는 보조금 없이도 잘 나가는 제품이기 때문에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어디를 가든 갤럭시노트를 찾아도 갤럭시S2 LTE HD를 권유하기 일쑤였다. 정보가 없다면 계약 단계에서 업체의 권유에 의해 구매하기 쉬운 것이다.

또 ‘공짜’, ‘무료’라고 해서 소비자를 유인한 뒤 상담을 받아보면 사실은 공짜가 아닌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는 약정이나 요금제, 혹은 부가서비스를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62요금제를 30개월 할부로 많이 하시는데 요즘 중고폰을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에 한 1년 사용하시다가 또 새 스마트폰으로 바꾸시면 돼요. 위약금도 대납해 드리니 걱정하지 마세요.”

공짜라고 해서 상담을 받아보니 계약단계에서 할부 개월을 속인 경우도 있었다. 갤럭시S2 LTE HD를 30개월 할부로 기본료와 할부이자 정도만 내면 된다고 해 상담을 받고 보니 30개월이 아니라 할부 36개월을 적용한 것이었다. 소비자들이 할부원금과 할부 개월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속기 쉬워 보였다.

판매점 직원은 ”고객들이 이곳저곳 물어본 뒤 공짜라고 하는 곳에 가기 때문에 솔직하게 원금을 말하지 않고 우선 공짜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요금 할인은 휴대폰 보조금이 아니라 이동통신사에서 지급하는 것임에도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자신들이 다 할인해 주는 것인양 말하는 곳도 많았다.

아울러 ‘오늘만’ 마케팅도 여전했다. 판매량에 따라 매일 단가가 다르기 때문에 오늘 사야만 이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대리점 직원은 “오늘 가입 해야만 가입비랑 유심비를 대납해 드릴 수 있다”면서 “오늘만 특가로 나온 것이라서 내일은 더 비싸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리점을 방문한 한 소비자는 “통신 관련 공부를 했는데도 대리점 가서 상담을 받아보면 대리점 마다 그날그날에 따라 얘기가 다를 뿐 아니라 보조금도 복잡해서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미리 단말기 가격에 대해 알고 가지 않으면 비싸게 사기 쉬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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