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진출 성공하려면 ‘월마트’ 비법을 배워라

입력 2012-03-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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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실패한 월마트, 日서 성공한 비결

지난 2006년 한국서 철수한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일본에서는 10년간 장수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월마트가 복잡한 일본의 유통 관행과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 탓에 일본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강했다.

하지만 풍부한 자금력과 독자적인 경영방식, 철저한 현지화 등을 무기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본에서 뿌리내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유통공룡으로 통하는 월마트도 일본에서 자리잡기까지는 무수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월마트는 일본에 진출하기에 앞서 현지 유통업체인 세이유를 인수해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세이유는 월마트의 품에 안기기 전 경영난에 허덕였다. 1조엔이 넘는 부채를 압축하고 자본을 유치하는 게 최대 과제였다.

당시 월마트는 세계2위 경제대국 일본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로 파트너를 물색했지만 세이유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프랑스 까르푸와 영국 테스코가 세이유에 관심을 보이면서 월마트도 덩달아 뛰어들게 됐다.

일본 주주들은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데 대해 반발이 심했다.

이 때문에 초기 출자 단계에서 애를 먹었지만 월마트의 창업주 일가까지 나서 주주들의 환심을 사면서 2008년 세이유를 완전 자회사화하는 데 성공했다.

스티브 데이커스 월마트재팬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일본에선 월마트를 아는 사람도 없었다”며 “일본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고 돌아봤다.

월마트는 세이유를 인수한 이후 희망퇴직 등을 통해 대대적인 감원을 단행하고 비핵심 분야를 매각해 경영 체질을 강화했다. 1만명이 넘던 정규직은 현재 절반으로 줄었다.

또한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는 일본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장기전도 불사했다.

일본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기 위해 모든 매장을 일일이 돌아보고 영업과 운영, 자산 상황을 치밀하게 확인했다.

덮밥 체인점 요시노야에서 규동(쇠고기 덮밥)을 먹는 등 일본의 실상을 알기 위한 소비자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성공한 모델을 그대로 일본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소비시장을 과학적으로 연구해 비법을 찾는 식이었다.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일화도 있다.

월마트는 일본 진출 후 일본 맥도날드홀딩스의 하라다 에이코 사장을 이사로 영입했다.

하라다 사장은 이사회에서 “회사명을 월마트로 통일해 경영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월마트 해외 담당 임원인 존 멘저가 “일본에선 세이유가 사랑받고 있기 때문에 세이유로 가야한다”고 밀어부쳤다.

그의 고집은 먹혀들었다.

월마트는 창업주의 이념인 저가 전략도 밀어부쳤다.

세이유는 ‘매일 낮은 가격(EDLP)’ 전략으로 유통업계를 평정했다.

세이유가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동일 매장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하고, 3년래 최대 영업이익을 낸 것도 저가 전략의 힘이다.

그 사이 프랑스 까르푸와 영국 테스코는 각각 5년, 8년 만에 일본에서 철수했다.

월마트의 난공불락 일본 진출 성공기는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일본 진출을 목표로 하는 모든 외국계 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월마트가 일본에서 완전히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가격 경쟁력도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며 기업 인수·합병 전략도 지지부진하다.

그러나 월마트의 경영 이념인 ‘절약’을 일본에서 확산시키는 단계까지는 성장했다.

신문은 향후 월마트의 과제는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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