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서형 "진시황 살해 장면…내 연기 내가 봐도 오싹"

입력 2012-03-2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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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긴 무명생활 겪으며 세대 아우르는 연기내공 쌓아…'모가비' 역 다시 도전하고파

▲김서형은 "이번 드라마 성공여부와 관계 없이 배우로서의 내 위치는 아직 그대로 인 것 같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사진=고이란 기자)
김서형이라는 배우. 두 마디로 표현한다면 그 누구보다 배우성을 강하게 띠고 있으며 어떤 누구보다 자신의 매력, 인간미를 말로써 보일 줄 아는 배우다.

지금껏 출연해 온 작품들 캐릭터 탓에 대중들에게 줄곧 강하고 악랄한 수식어들로만 채워졌던 김서형.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만난 그는 외모에서 풍기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와 달리 꾸밈없고 소탈한, 삼청동의 고즈넉한 카페에도 잘 어울리는 여성미가 넘쳤다.

그는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 내 성격이 묻어나는 인물은 단 한명도 없었다. ‘파리의 여인’에서의 쿨한 면은 비슷하지만, 그밖에 ‘아내의 유혹’, ‘샐러리맨 초한지’ 등 대부분의 작품에서는 나에게 없는 성격들의 인물을 소화했기 때문에 부단히 그리고 유난히 노력했고 에너지를 최대한 쏟아내 연기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오히려 “실제 성격은 여린 편이고 천상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김서형은 1994년 갓 20세의 나이로 연기자의 첫발을 내딛었다. 당시 일부 방송사 관계자들의 부조리를 알게 되며 연예계에 쓴 맛을 일찍 맛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힘들었던 시절은 오히려 연기생활에 있어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매개체가 됐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데뷔 당시 겪은 힘든 상황들, 또 무명 기간이 좀 길기도 했고… 어찌 됐건 갖은 풍파를 20대와 30대에 모두 겪은 것 같다. ‘아내의 유혹’을 했던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불행했다고 생각했으니까. 이 시기에 사랑하는 아버지(2009년 암 투병 끝에 사망)를 떠나보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면에서 요동치는 그러한 혼란스러운 것들은 연기를 통해 모두 토해낼 수 있게 되더라. 그래서 느끼고 있다. 난 배우로서의 인생이 숙명적이라고. 배우를 안했다면 어디에 있건 무슨 일을 했건 불행했을 것”이라며 연기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김서형은 배우로서 내공이 쌓이게 됐고 올해로 40대에 접어들었지만 세대를 아우르는 캐릭터 연기를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인지 그는 “‘샐러리맨 초한지’ 캐릭터들이 전부 개성 있고 매력이 철철 넘치는 인물들이었다. 이 가운데 백여치(정려원 분), 차우희(홍수현 분) 두 캐릭터는 각각 색깔이 강한 캐릭터들이었는데 만약 내가 맡은 모가비가 아닌 두 사람의 연기를 선보였어도 난 충분히 해냈을 것이다. 주어진 캐릭터에는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호탕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서형은 “이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의 극본을 맡았던 장영철, 정경순 작가의 내공 덕분”이라며 “특히나 환경적으로 배우들의 빛을 가장 돋보이게 했던 웰메이드 드라마였기에 나 역시 빛을 볼 수 있었다”고 작품의 성공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김서형은 극중 모가비가 진시황(이덕화)을 죽이는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촬영할 때 조명이 굉장히 밝았는데 당시에는 단순히 밝다고만 느꼈다. 막상 드라마를 통해 보니 스릴러의 한 장면이었다. 더 이상 볼 수 없을 정도로 내 자신이 무서워 보여 채널을 돌렸다. 내가 저렇게 잔인하게 연기했나 싶을 정도였다”며 인상 깊었던 장면을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오죽하면 “처음으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같았던 장면”이라고 손꼽을 정도다. 김서형은 “그 장면만큼은 내 자신에게 박수쳐주고 싶더라. 너무나 멋져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렇게 끝난 모가비의 캐릭터가 너무 아깝다”며 “정말 무궁무진하게 많은 스토리를 끄집어 낼 수 있는 인물인데 만약 모가비를 주인공으로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다시 한 번 이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어느 누구보다 잘할 자신 있다”며고 ‘샐러리맨 초한지’ 속 모가비에 대한 가슴앓이를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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