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지혜 청년유니온 위원장 “사회이슈화 일단 성과, 전국조직화로 한발더”

입력 2012-03-2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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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이 부쩍 많이 회자되고 있다. 청년유니온은 지난 15일 서울시로부터 지역노조 설립허가필증을 받아 정식노조로 인정받았다. 고용노동부로부터는 매번 설립신고를 거부당했지만 서울시의 설립허가로 합법적 교섭권을 갖게 된 만큼 영향력과 위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2010년 3월 회원 60명이었던 회원수도 불과 2년 새 10배에 가깝게 늘었다.

새로 출범한 청년유니온 2기 집행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이달 초 청년유니온 2기 위원장으로 선출된 한지혜(29)씨는 지난 2년간에 걸친 1기 청년유니온 활동의 의미로 “공감과 위로의 공간이 생겼다”는 점을 평가했다. 이전까지 자신의 욕심 때문에 학자금을 상환하면서 알바를 전전한다는 자책을 했던 반면 청년유니온이 등장 이후 세대의 문제라는 점을 자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2기 청년유니온은 어떤 활동을 준비하고 있을까. 그의 얘기를 들어봤다.

- 2년여 1기 활동이 가지는 의미를 평가한다면.

▲ 우선 청년들이 아픈 세대라는 점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들고 싶다. 그 점을 알지 못하고 자신의 욕심으로 학자금 대출이 생기고 알바를 전전하게 됐다는 자책감에 빠져 있었다. 청년유니온을 통해 ‘나’만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공감과 위로의 공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 점이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1기 활동의 아쉬운점과 2기의 우선 과제는.

▲ 1기 임기 동안 정식노조 인가를 받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30분배달제 폐지, 주휴수당 지급 등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했지만 정식 노조였다면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이슈화에 힘을 쏟다 보니 청년의 문화를 많이 만들어 내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

2기의 가장 최우선 과제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다. 노동조합으로 정식 인가를 받은 만큼 실질적으로 청년의 문제를 꺼내 해결하고 깊다. 구직자에 대한 채용조건 완화 등을 구상하고 있다. 실제로 교섭을 활용하고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연구와 공부를 할 계획이다. 기성노조가 했던 것처럼 실제로 단체교섭을 하고 단체협약을 해서 우리 조합원 근로자들을 확실히 보호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 지역노조 설립은 어떻게 추진하고 있나.

▲ 각 지방자치단체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시기와 방법을 전략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지역모임에서도 노조로서의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창립총회를 준비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서울 본부처럼 자리를 잡도록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고 있다.

- 단체교섭권을 갖게 됐는 데 당장 계획이 있나.

▲ 딱히 정한 것은 없다. 특정 단체를 정하기보다는 ‘사회적 교섭’을 할 계획이다. 조합원 한 명이 당면한 문제를 가지고 해당 기업과 교섭할 수도 있다. 구직자·알바생 전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제라면 대형 기업이나 서울시 등을 상대로 교섭할 수도 있다. 교섭권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 뭐가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다.

-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정식노조로 인정하는 데 시큰둥하다.

▲ 시큰둥한 정도가 아니라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없다고 하더라. 구직자를 근로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판례와 학설, 행정해석에서 확인이 됐다. 노조법상 근로자는 ‘임금·급료·기타수입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자’로 명시가 돼 있다. 판례에서도 이미 구직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했다. 행정법원에서도 승소판결을 받았다. 고용부는 판례를 무시하고 있는 사항. 그게 맞지 않다면 서울시가 확인해 준 부분은 위법이고 불법이 되지 않겠나.

- 기존의 노조 등과 입장이 충돌한다면. 정치 편향적이라는 평도 있는데.

▲ 본질적으로 우리는 청년들의 아픔과 괴로움을 대변하기 위해 활동한다. 정치나 기성 노조 등의 연장선은 아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 중 정책 연대가 고려될 수는 있다. 하지만 생각이 다를 경우 함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의 정치적 색채는 굉장히 다양하다. 조합원 가운데는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녹색당까지 등 지지하는 정당이 다양하게 있다. 청년 노동이라는 안에서 모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정당이 어디인지는 상관을 하지 않는다. 청년에게 좋은 어떤 정책이 있으면 힘을 실어줄 수는 있다고 본다.

(야권과 함께 FTA 반대에 참여한 것은) 정당이나 이념이 아니라 사안에 대해 판단한 결과다. FTA 청년을 위한 일자리 생긴다고 하는데 크게 공감을 못하겠다. 청년의 미래실업문제와 연관되기 때문에 찬반 의사를 표시했다. 우리 목적은 정치가 아니다. 조합원 눈이 무서워서라도 정치적 입장 표명하지 못한다. 조합원 가운데는 한나라당 보좌관 출신도 있다.

- 일본 ‘수도권 유니온’은 세대 제한을 두지 않는데. 몇살까지를 청년으로 보나.

▲ 조합원 가입 자격은 만 15세에서 39세까지다. 대체로 저희가 청년문제라고 하는 부분에 공감하고 많이 해당하는 부분은 20대 후반 30대 중반까지가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누구나 마음이 청년이면 청년이라고 생각한다. (범위를 넓히기엔) 지금 하는 일이 너무 많다. 현재 장년유니온 4050이 준비모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청년들에게 더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청년유니온이 창립초기와 비교해서는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모르는 분이 많다. 자신의 문제로만 생각해서 어디에도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찾아오셔서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제 노조필증도 받았으니 실질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같이 청년문화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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