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좌충우돌]‘제3시장’성공한다고?

입력 2012-03-22 09:29 수정 2012-03-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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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증권부 팀장

“금융당국이 올초 밝힌 ‘제3시장’추진 건은 립서비스에 불과합니다.”금융위원회가 연말까지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제3시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예산만 낭비하는 생색내기용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기회를 넓히겠다는 의도지만 구체적인 실행 플랜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우선 시장 상황 파악에서 큰 오류를 범했다. 국내 투자 여건상 수요 기반이 약한데다 제3시장이 기존 존폐 위기에 내몰려 있는 프리보드시장과 기능상 큰 차별성을 나타내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또 유망 비상장사의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 상장 문턱을 낮춘 스팩제도를 도입했지만 인수·합병이 잇따라 무산되면서 스팩 무용론 목소리도 높다. 금융위가 부실 비상장사의 부당하게 높게 책정할 수 있어 투자자보호를 위해 규제를 둔 점이 스팩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만큼 우량비상장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정규시장인 코스닥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주주의 배임·횡령과 작전세력 난립, 테마주 이상급등 등 불공정거래 행위로 코스닥시장이 개인들의 무덤으로 전락하고 있다. NHN, 키움증권 등 코스닥시장에서 성공한 상장사들도 줄줄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며 코스닥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3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미 중소기업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 2005년 금융투자협회가 장외시장인 프리보드시장을 개설했지만 이것 또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가 제3시장의 벤치마킹으로 삼고 있는 영국 대체거래시장(AIM)은 엄밀한 의미에서 제3시장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코스닥시장이다. 시장 성격이 다르다. 이미 이를 본떠 만든 프리보드 시장이 실패한 상황에서 제3시장 개설은 의미가 없다. 일본도 제3시장과 비슷한 도쿄 에임(AIM)이라는 시장을 만들었지만 상장사가 하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제3시장 개설을 위해 연구용역을 맡고 있는 자본시장연구원 내에서도 제3시장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3시장 개설은 김 위원장이 현 정부의 중소벤처 금융지원 정책성과를 내기 위한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특히 제3시장이 개설되면 또 하나의 정부 낙하산 인사의 자리 만들어 주기 위한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제3시장 개설을 환영하는 쪽은 시장 개설로 자금 회수가 용이해진 벤처캐피털사 밖에 없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제3시장 개설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의도는 무엇일까.

차라리 세제 개편을 통한 지원이나 금융지원 다각화 프로그램 개발, 프리보드나 코스닥시장 제도 개혁 등을 통해서 도와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성급한 제3시장 개설은 세금만 낭비한 전시행정의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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