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장, 부품 강화 숨가쁜 행보

입력 2012-03-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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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승계 마지막 행보 분석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전세계를 누비며 글로벌 CEO들과 잇달아 회동하고 있다. 그에게 떨어진 특명은 삼성의 부품 경쟁력 강화. 휴대폰, TV 등 세트처럼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 있는 부품사업 영업전선에 나선 것이다. 오너 3세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과 이재용 체제 전환을 위한 마지막 시험대라는 분석이 함께 나오고 있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재용 사장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AP) 업계 강자인 영국 암(ARM)사의 공동 창업자 튜더 브라운 사장과 약 2시간 가량 만났다.

튜더 브라운 사장은 현재 ARM 최고경영자(CEO)인 워렌 이스트 사장과 함께 암을 설립한 인사로,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오는 5월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 사장은 "브라운 사장이 조만간 은퇴를 하기 때문에 인사 차원에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인텔이 최근 AP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양 측이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회동으로 보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인 AP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에 해당하는 모바일 기기의 두뇌이다. 암 사는 AP의 핵심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업체. 현재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AP는 대부분 암의 코어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된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이재용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하지 않은 채 독일로 향했다.

이 곳에서 이 사장은 BMW와 전기차용 배터리 및 전장부품 사업협력 확대를 위해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을 만났다. 삼성에서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곳은 삼성SDI다. 이재용 사장이 삼성전자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이 사장이 독일 뮌헨 BMW 본사를 방문해 라이트호퍼 회장 등 최고경영진과 전기차용 배터리 및 전장부품 비즈니스 협력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 사장은 팀쿡 애플 CEO와의 단독 회동을 갖고 삼성 부품의 최고 고객인 애플의 부품 추가 공급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재용 사장은 '갑'의 위치인 세트 부문이 아닌 '을'의 입장인 부품 부문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오너 3세로서 스스로 어려운 일을 자처하면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사장의 부품 부문 보폭 확대가 후계 수업을 위한 의도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이재용 사장은 최근 2~3년간 세트부문 최지성 부회장과 함께 하며 TV, 휴대폰 등 세트 사업을 크게 성장시켰다. 세트를 섭렵한 이 사장이 이번에는 부품사업을 일원화 한 권오현 부회장과 공조의 보폭을 넓힐 것이란 분석이다.

부품은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생산효율이 중심이고, 세트는 히트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창조성이 중시된다. 업의 본질이 다른 양쪽을 모두 알아야 삼성을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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