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인문학’열풍]“인문학 주목 이유는 창의적 인재 중요성 때문”

입력 2012-03-14 08:33 수정 2012-03-1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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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삼성경제硏 수석연구원

▲김진성 수석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가 인문학 조찬특강 ‘메디치21’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8월. 2007년에는 서울대학교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 고려대학교 문화·예술 최고위과정 등이 개설되며 ‘인문학 열풍’이라는 말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8월24일 ‘인문학이 경영을 바꾼다’는 보고서를 냈다. 한일영·한창수·신형원·김진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 통계적 분석 기법으로는 예측이 곤란한 현상에 대해 인문학적 통찰력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기업 간 기술 및 가격 차별화만으로는 경쟁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문학은 경영의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다”고 통찰했다.

김진성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인문학이 기업 성과와 직접 관련된다’는 인식을 갖기 시작하면서 실제 경영 현장에서 변화하는 흐름들이 많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고서에서는 2011년 신규 채용인력 6000명 중 5000명을 인문학 전공자로 충원하겠다고 발표한 구글, 르네상스의 출현과 디지털 신기술의 등장을 동일한 관점으로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칼리 피오리나 전 HP CEO, 애플의 혁신적 제품은 기술과 인문학을 접목한 결과라고 늘 강조했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 등 풍부한 사례가 담겼다.

그러나 그는 ‘인문학 열풍’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며 여전히 ‘인문학의 위기’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인문학 전공자들에 대한 사회의 대우만 봐도 인문학이 유행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최근 인문학이 부각되는 듯 보이는 이유는 창의적 인재의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 심리학, 경험을 배울 수 있는 역사, 보편성을 담은 문학 등 인문학은 본래 경영학의 인사조직론 등에서 주요한 줄기로 사용돼 왔다”며 인문학을 잠깐의 유행으로 치부하려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는 최근의 인문학 열기를 비판적으로 보는 입장에 대해서도 “인문학이 왜 ‘위기’ 라는 말을 듣게 됐나 생각해 보자”며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한국학 교수 등 일부는 인문학이 현실과 괴리돼 고답적 자세를 취한 것이 위기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고 반박했다. 인문학이 순수성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위기를 맞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순수성에 천착해 위기가 왔다는 진단이다.

김진성 연구원은 “결국 어떻게 활용하는지의 문제”라며 “단순히 유행에 편승한 기법의 도입이나 일회성 교육 이벤트가 아니라, 인문학의 가치와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된 후 그로부터 얻은 가치관과 세계관을 경영철학 확립에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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