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협회장이 뭐길래...

입력 2012-03-12 11:02 수정 2012-03-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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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하 KPGA 회장
또다시 볼썽 사나운 일이 벌이지고 있다.

한국프로스포츠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이야기다. 1968년에 故 연덕춘 전 협회장 등 12명의 창립회원이 만든 프로골프단체다. 회원수만 5716명이다.

상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토너먼트 프로 1, 2, 3부 회원이 1112명이고 세미프로 3949명, 티칭프로 655명이다.

이런 거대단체인 협회가 새로 구성된 집행부끼리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고 있다. 협회장 자리를 놓고 편이 갈리고 있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위해서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2004년의 판박이다.

시간을 되돌려 보면 이렇다.

2004년 11대 회장선거.

초대 고 허정구 회장을 제외하고 10대까지 프로가 회장직을 맡았다. 그러다가 11대에 들어서 ‘기업인을 회장으로 모시자’는 중론 아래 7명의 집행부가 특별구성됐다. 그리고 선거전. 문홍식 회원이 외부영입을 하려는 대표를 맡아 회장에 입후보했다.

다른 쪽은 10대 회장을 지낸 김승학 회원. 투표결과 문 회장이 11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문회장은 “외부인사를 모신 뒤 협회장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문 회장은 2004년 1월부터 8월까지 회장직무대행을 했다. 그러는 동안 임진한 회원이 회장영입을 서둘렀다. 그러나 영입직전에 등돌린(?) 2명의 회원이 아시아나 금호그룹 박삼구 회장을 추대했다.

결국 7인 위원회는 서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등을 돌렸다. 불신과 배신감만 남긴채. 오죽했으면 L회원은 당시 협회 게시판에 “죽고 싶다”고 심정을 토로했을까. 박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12, 13대 회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지난해 12월 물러났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14대 회장때문이다.

외부영입을 하려는 한장상 회원과 이명하 회원이 출마했고, 프로가 회장을 해야한다고 주장한 최상호 회원이 출마했다. 한장상 회원은 중도 포기하며 이명하 회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명하 회원이 이겼다. 결과는 17표차로 최상호 회원이 졌다.

지난해 11월이다.

그리고 4개월이 지났다.

추대키로한 R회장이 고사하자 회장 영입 추진은 임진한 회원에게 넘겨졌다. 그리고 임 회원은 회장영입을 거의 확정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영입건을 임진한 회원에게 일임했다’는 것이 임 회원측 주장이다. 녹취록도 있다고 했다. 임 회원은 협회에 큰 도움이 될 외부인사를 추대하려고 이미 차기 신임 회장으로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내락을 받은 상태.

그런데 어인일인가.

“외부인사를 영입하면 모든 일에 손에 떼겠다”던 이명하 회장이 지난 9일 뜬금없이 ‘한국프로골프협회 이명하 회장은 공약대로 차기신임 회장에 당 협회의 발전을 위해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시장을 영입하여 추대하기로 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일임을 받았던 임진한 회원측은 망연자실할 수 밖에. 전윤철 전 감사원장 영입에 공을 들인 임진한 회원을 비롯한 다수의 이사들은 “이명하 회장이 협회 규정과 이사회 결정 사항을 위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임 회원은 “이 회장이 합의를 어기고 다른 회장 후보를 추천한다면 협회를 영구 탈퇴도 생각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이명하 회장은 원칙에도 없는 일처리로 구설수에 오르기도했다.

이명하 회장이 14대 회장으로 선출되고 인수위원회가 구성됐다. 곧바로 이사진을 구성해 자회사인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대표와 실무진인 국장을 2명이나 내보냈다. 인수위원회는 임시로 협회와 자회사인 한국프로골프투어(KGT)의 임원을 선출했다. 협회 전무이사도 선임했고, KGT의 대표로 김덕주 원로 회원을 뽑았다.

그러나 협회는 이상한 일을 벌였다.

이명하 회장은 해외에 나가있는 이사들을 불러들였다. 항공요금은 협회비로 지급했다.

긴급이사회를 열고 전무이사를 제외한 KGT 대표를 바꿨다. 이명하 회장이 KGT 대표를 겸임한 것이다. 물론 “외부인사를 영입하면 회장직과 KGT 대표직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런 뒤 이 회장은 개인적인 업무로 해외로 나갔다. 골프교습생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간 것이다.

이렇게 협회 임원진들이 진흙탕 싸움을 하는동안 프로들은 한숨만 나온다.

생계가 걸린 대회유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회 일정이 잡히지가 않았다. 현재 확정된 것은 원아시아 투어를 포함해 겨우 12개 남짓. 지난해 열린 대회는 17개.

특히 원아시아 투어 및 아시안 투어는 외국선수들이 대부분 시드를 갖고 있어 중하위권 선수들은 설땅이 없다.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창립된지 올해 44년째. 프로골프발전보다 ‘밥그릇 챙기기’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부 협회 임원들을 보면서 최경주와 양용은이 어떻게 나왔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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