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급’이라고 생각했던 모 배우는 얼마를 받았다던데 자신의 출연료가 뒤질 경우 구두 계약을 뒤집고 캐스팅이 불발되는 경우도 있다. 본인의 의사이든 소속사의 의사이든 돈 문제로 인한 캐스팅 불발은 비일비재하다. 드라마 제작사 협회가 상한선을 정해 고공행진 저지에 나설 정도로 끝없이 치솟고 있는 스타의 출연료. 안방극장에서 최고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스타는 누구일까.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캐스팅 보트를 살펴보면 연기돌의 강세가 눈에 띈다. 방송가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연기돌’은 드라마, 영화 등 연기자와 가수를 병행하는 아이돌그룹 멤버를 칭하는 신조어다. 일일, 주말, 월화, 수목 등을 나뉘는 안방극장에서 연기돌은 이제 약방의 감초와 같은 존재가 됐다. 연기력에 대해서는 사실 기대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쩐지 아이돌이 빠진 드라마는 심심하다.
이 때문일까. 놀랍게도 근래 1년간 최대 출연료를 받은 이는 미니시리즈에 출연한 모 아이돌그룹 멤버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연기돌의 회당 출연료는 1억원에 달했다. 영화의 러닝개런티와 비슷한 개념으로 드라마의 지분, 광고 출연 등 부수적인 개런티들이 지급되는 최근 분위기를 염두에 두면 그가 이 작품 하나로 벌어들인 수익은 25~30억원은 너끈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비단 그에게만 해당되는 특혜가 아니다.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연기돌의 출연료 역시 다른 신인 연기자들에 비해 최소 2, 3배 이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인 연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럴 것 같았으면 가수를 먼저 데뷔하고 연기활동을 했을 것’이라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면서 “아이돌들을 당해낼 수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