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민 ‘새벽에 나타나는 밤’...갤러리 도스서 14일부터 전시

입력 2012-03-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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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의 ‘새벽에 나타나는 밤’전이 오는 14일부터 7일간 갤러리 도스에서 열린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한 존재이다.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외부의 보이지 않는 위협들은 항상 존재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두려움은 무의식으로 깊숙이 내재된다. 그런 이유에서 고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다양한 신적인 존재를 통해 종교라는 방어기제를 만들었을 것이다. 작가는 여기에 초점을 두고 토템과 샤먼에 관한 인류학적인 접근을 통하여 실존적 완전함을 찾는다. 새벽이라는 길고 고독한 시간, 밤이 절정으로 짙어지는 순간이 되면 어둠의 판타지 세계가 열린다.

초월적인 힘을 자신으로 들여와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한 고대의 원시신앙은 작업의 근간이 된다.

작가는 새를 개인 토템으로 삼고 직접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샤먼이 된다. 자신을 작품에 투영하여 표현한 인간과 새가 뒤섞인 형상은 원초적인 신비로움을 준다. 고전에서도 사람이 동식물로 변신하거나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초월적인 힘을 가진 대상과 동일시되는 부분이 종종 발견되는데 여기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새는 예로부터 날개라는 구조에 의해 인간과 신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초월적인 존재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작가가 느낀 새와의 개인적인 교감은 부리라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촉각에 집중하게 만든다. 작가에게 부리는 불안과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상징한다.

신체의 대부분은 인간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체성을 나타내는 두상은 깃털로 뒤덮인 새의 형상으로 표현된다. 하나의 융합된 생명체라는 느낌보다는 새의 탈을 쓴 원시부족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 가면 너머의 어둠에 숨겨진 불안한 정체성은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발가벗은 신체는 나이와 성별이 모호한 채 그대로 노출된다. 이는 인간의 불완전함을 극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새가 가지는 신적인 힘을 부각시킨다. 모든 표현은 인물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 배경에는 공간적인 정보가 완전히 배제돼 있다. 작가가 지향하는 그 곳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무결점의 완전한 세계인 것이다.

한지민은 내면에 지닌 어둠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욕망을 끊임없는 칼 짓으로 승화시킨다. 작품에 등장하는 반인(人)반새(鳥)의 모습은 새가 가진 신적인 힘을 통해 완전함을 얻고자 하는 작가만의 표현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이 가진 실존의 의미를 건드리며 그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

1.전시명:한지민‘새벽에 나타나는 밤’

2.장소: 갤러리 도스(Gallery DOS)

3.기간: 3.14~3.20

▲약력

2012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판화전공) 졸업

2007 세종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서양화전공) 졸업

개인 전

2012 ‘새벽에 나타나는 밤’, 갤러리 도스, 서울

그룹 전

2011 29회 성신 판화 전, 갤러리 라메르, 서울

아시아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그 외 단체전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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