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소화기계 장기 7개 동시이식 성공

입력 2012-02-1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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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오른쪽)가 조은서양이 밥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해하고 있다.
“저도 친구들처럼 햄버거를 맘껏 먹어 보고 싶어요”

7세 은서는 음식물의 소화기능이 거의 없어 먹는 것도 다 토해버리고 먹은 음식을 흡수하지도 못하는 희귀질환으로 영양제 수액을 통해서만 영양보충을 해왔다.

하지만 은서는 이제 간절히 바래왔던 소원을 이루게 됐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간, 췌장, 소장, 위, 십이지장, 대장, 비장 등 소화기계 장기 7개를 동시에 이식받아 새로운 삶을 얻게 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팀이 지난해 10월 만성장폐색증후군으로 6년간 투병해 온 조은서(7세)양에게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복강 내 간, 췌장, 소장, 위, 십이지장, 대장, 비장 등 7개의 동시 장기이식을 시행해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정상적인 사람은 음식물 섭취 후 활발한 장운동을 통해 음식을 소화시키고 영양분을 흡수하지만 만성장폐색증후군 환자는 장의 운동 자체가 없다. 때문에 음식을 먹는다 해도 다 토해버리고 칼로리의 30%정도 밖에는 흡수하지 못해 나머지 70%는 주사제로 보충해야 한다.

선천성 희귀질환인 만성장폐색증후군은 전국에 환자가 10명 내외일 정도로 그 수가 적다. 지금까지 알려진 1년 생존율은 87%, 4년 생존율은 70%로 보고되고 있으며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완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조양은 2005년에 미숙아로 태어나 만성장폐색증 진단을 받았다. 4살도 채 되기 전에 꼬인 위를 원상복귀 시켜주는 위염전 수술 등을 받았고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장 때문에 항문으로 대변을 보지 못해 운동기능을 손실한 결장을 우회하는 대장루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도 반복되는 장 폐색과 몸 속 전해질 불균형, 염증 등으로 인해 복강 내 위, 간, 소장, 대장 등 주요 장기가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해 영양주사로 겨우 영양공급을 하며 투병생활을 지속해야 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12일 조양과 비슷한 나이의 뇌사자로부터 장기이식이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고 김대연 교수가 장기별로 이식을 진행했다. 고난이도의 수술이었지만 이식팀 전체의 협조가 잘 이뤄져 총 9시간의 성공적인 수술을 마칠 수 있게 됐다.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은 조양은 수술 후 4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떼고 자가 호흡을 했으며 한 달째에는 6년 넘게 맞아온 영양주사를 끊고 식사로만 영양 섭취가 가능해졌다. 빠른 회복세를 보인 조 양은 수술 후 두 달이 채 안 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고 곧 퇴원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3개 이상의 복강 내 동시 장기이식에 성공한 사례가 없을 정도로 복강 내 다장기이식은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는 수술이다. 특히 만성장폐색증후군이란 희귀질환을 7개의 동시 장기이식으로 치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대연 교수는 “국내에 많은 수는 아니지만 생존 확률이 낮은 희귀질환 환자에게 완치 가능성을 열어준 중요한 수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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