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가 본사를 런던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스팔 빈드라 SC 아시아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와 현지 은행들은 서방국보다 성장이 유망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는 먼 훗날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SC는 사업 대부분을 아시아에서 전개하는 다른 영국은행 HSBC홀딩스와 달리 19세기 설립 이래 런던을 떠나지 않고 있다.
빈드라 CEO는 “서방은 현재 조정 국면에 직면해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세계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사회는 주주와 언론들의 압력을 고려해 본사 이전 방안을 항상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은행들은 정부의 금융 규제 강화에 불만을 품고 해외로 옮기는 추세다.
HSBC는 지난 2010년 CEO의 사무실을 런던에서 홍콩으로 옮겼고 본사를 런던에 짓기로 한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HSBC는 본사를 영국에 지을 경우 유지비가 25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유럽 은행들은 2년 전 사업을 대규모로 확장, 이후 자기자본 유지 압력에 시달려 아시아에서 철수해 SC나 HSBC처럼 아시아 시장 비중이 높은 은행들이 수혜를 입었다.
빈드라 CEO는 “유럽 은행들이 아시아에서 철수하면서 우리에게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절호의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의 중심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덕분에 아시아는 조만간 서구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수출의존형 경제가 수요 감소로 둔화할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도 유럽발 위기에서 자유롭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 위기가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SC가 투자은행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