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순의 일본이야기]누려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축제

입력 2012-01-05 10:29 수정 2012-02-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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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목적에는 일탈, 도피, 휴양, 미식, 쇼핑, 유적지 탐방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축제는 낯선 땅의 문화를 단기간 내 흡입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

유구한 세월의 흐름 속에 차곡차곡 축적된 한 세계의 문화예술은 축제에서 정점을 찍는다. 하여 각국의 축제 현장만 쫓아다니며 일상을 축제로 만드는 여행자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축제는 늘 한정된 시간만 허락하니 어쩌면 세계 일주보다 더 실현하기 어려운 꿈은 세계 축제 여행일지 모른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연중 축제가 판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철철이 지역별로 크고 작은 축제가 벌어지느라 사철 열도가 들썩이니 완전 정복은 어림없는 일. 구미 당기는 축제의 개최기간을 미리 체크해뒀다 때를 맞춰 방문해 여행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게 상책이다.

다가오는 새해에 일본에서 가장 먼저 경험해볼만한 축제는 삿포로 눈축제. 매년 2월 초 오도리 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일본의 대표 겨울축제로, 세계2차대전에 패전한 아픔을 달래고 길고 혹독한 삿포로의 겨울을 즐겁게 나기 위한 의도로 1950년 처음 개최됐다. 지금은 매년 세계 각지에서 200만명 이상이 몰려드는 대규모 축제로 자리잡아 브라질의 리우카니발, 독일 옥토버페스트와 더불어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축제가 시작되면 길이 1.5km, 너비 105m의 오도리 공원은 높이 15m가 넘는 거대한 얼음조각을 비롯 화려한 눈조각들로 가득 찬다. 단 1주일간의 축제를 위해 4만톤에 달하는 눈이 투입된다고 하니 설국 홋카이도의 정취를 만끽하고자 한다면 이만한 기회가 없다.

삿포로 눈축제에 3일 앞서 열흘간 펼쳐지는 오타루 눈빛거리축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겨울 이벤트. 눈 덮인 운하만으로도 충분히 고혹적인 오타루의 풍경은 아기자기한 눈조각과 등불, 촛불로 장식돼 한겨울 낭만이 물씬 풍긴다. 삿포로 눈축제가 웅장하고 화려한 멋이라면 오타루 눈빛거리축제는 은은하고 아늑한 겨울 서정이 깊다.

봄축제로는 단연 벚꽃놀이 ‘하나미’가 으뜸. 일본의 벚꽃은 2월 말 최남단 오키나와에서 북상해 5월초 최북단 홋카이도에서 절정을 이룬다. 하나미를 즐기려면 첫째 개화시기 파악, 둘째 ‘자리 전쟁’에 임하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벚꽃비가 나리기 시작하면 일본 전역은 하나미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자리 쟁탈전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는데, 명당 선점을 위해 텐트와 침낭을 지참하고 며칠씩 한자리에서 숙식을 해결을 하는 이들도 허다하니 완벽한 조망권을 확보할 요량이라면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는 도쿄의 치도리가후치과 우에노 공원, 나라의 요시노, 오사카의 나카노지마 등이 유명하다.

여름엔 불꽃놀이 ‘하나비’를 놓치면 억울하다. 7~8월 중순 도쿄 스미다 강변 위로 쏘아올려지는 불꽃이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한데, 이 역시 자리 전쟁에 휩싸이니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복잡한 인파를 피해 연인끼리 오붓하게 하나비를 즐기고 싶다면 스미다 강이 바라다보이는 호텔에 머물 것을 추천한다.

가을엔 곳곳에서 행렬 축제가 이어지는데 그중에서도 10월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기후현의 다카야마 마츠리가 볼만하다. 축제가 열리면 꼭두각시 인형과 깃발, 꽃 등으로 꾸민 화려한 마차 11대가 다카야마시 전통거리를 누비며 장관을 이룬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노천온천이 모여 있는 오쿠히다 온천마을과도 가까워 축제에 쏟은 에너지를 충전하기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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